부산 칠성파 전 두목 이강환, 지병으로 사망… ‘조폭시대’ 저무나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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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부산의 양대 폭력 조직 중 하나로 알려진 칠성파 전 두목 이강환(80) 씨가 숨졌다..부산일보DB 19일 오전 부산의 양대 폭력 조직 중 하나로 알려진 칠성파 전 두목 이강환(80) 씨가 숨졌다..부산일보DB

부산의 양대 폭력 조직 중 하나로 알려진 칠성파 전 두목 이강환 씨가 향년 80세의 나이로 숨졌다.

19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칠성파 전 두목 이강환(80) 씨가 이날 오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빈소는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 씨는 지난해 부산진구 서면 롯데호텔에서 팔순 잔치를 연 후 지병으로 수개월 동안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는 영화 ‘친구’의 주인공이 속해 있던 조직으로,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이 씨는 칠성파를 이끌었던 부산 조직폭력계 거물이다. 1950년대 피난민 건달에서 출발한 칠성파는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며 부를 거머쥐었다. 중구 남포동 충무동 등 부산의 중심지에서 유흥업소를 주로 운영했다. 이어 1980년대 경제 호황에 편승해 필로폰 등 마약 밀수로 세를 넓혔고 전국적인 악명을 떨친 바 있다.

이 씨는 1991년 검찰의 ‘조직폭력과의 전쟁’ 때 구속 수감돼 8년간 복역했으며, 2000년에도 부산 모 나이트클럽 지분 싸움에 연루돼 구속됐다. 이후 이 씨의 후계자로 지목된 A 씨가 2013년 10월 조직원 25명과 함께 구속기소 되는 등 칠성파는 조직 전체가 홍역을 치렀다. A 씨는 7년의 옥살이를 한 후 2020년 11월 출소했다.

이후에도 칠성파는 지난해 8월 신20세기파와 세력 다툼을 벌이며 흉기와 둔기를 이용해 상대 폭력조직의 조직원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이 가운데 폭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칠성파 조직원 10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14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시경찰청·남부서·서부서 형사팀을 배치해 빈소를 찾은 조폭이 시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폭력행위를 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과 마찰이 발생할 경우를 우려해 장례가 끝날 때까지 경찰이 상황을 예의주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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