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정 효성어묵 대표 “식품의 생명은 품질… 소비자 신뢰가 전부이지요”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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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맛있게!”

효성어묵 김민정 대표는 “간단하지만 단단한 이 캐치프레이즈가 효성어묵의 모든 걸 말한다”고 강조했다.

효성어묵은 1960년 부산 동래구 온천장에서 김 대표의 외조부가 창업한 어묵 전문 기업이다. 이후 김 대표의 아버지가 사하구 장림동으로 터를 옮겼고, 4년 전에 김 대표가 인근으로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사세를 키워가는 중이다. 그는 “힘들기는 해도 확장 이전은 제조업 경영자의 가장 큰 보람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효성어묵은 코로나19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고용과 매출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올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김 대표가 지난 11일 열린 2023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부산지부 창립기념식에서 우수 모범 여성기업인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정부 실사에서 인터뷰를 할 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너무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고생 끝에 지난해부터 매출이 반등해 때마침 수상의 기쁜 소식까지 받게 돼 한층 더 힘이 난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에서도 업력이 길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 어묵업계다. 2014년부터 김 대표도 3세 경영인으로 착실하게 수업을 받아왔다. 무남독녀였던 그는 5세 때부터 시작한 피아노의 길도 뒤로 한 채 어묵에 온몸을 바쳤다. 피아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대학원 전공을 문화예술경영으로 바꾼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2016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고심 끝에 공장 이전을 결정했지만 곧바로 코로나가 터졌다”며 “아버지 일을 도우면서 내 사업을 키우려던 꿈은 급박한 상황 속에 다 잊히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새내기 경영인에겐 가혹할 정도로 힘든 나날이었지만 어차피 맞을 매를 먼저 맞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효성어묵은 2009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취득한 뒤 2010년부터 전국 KTX 역사와 휴게소, 편의점을 집중 공략 중이다. 전통 어묵, 수제 어묵을 비롯해 이색 어묵과 선물 세트 개발, MSC(해양관리협의회) 인증 등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게 이 회사의 가장 큰 자랑이다.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2017년에는 어묵 업계 최초로 설계·제조·유통 등 생산 전 과정에 ICT가 적용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기도 했다. 레시피부터 온도 유지까지 모든 데이터를 추적해서 관리하겠다는 그의 뚝심으로 일군 성과이다. 김 대표는 “아무리 제조업은 워낙 손발이 고생하는 분야라고는 하지만, 예전 방식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내린 결정”이라며 “신선식품답게 모든 이력이 추적 관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공장화가 추진되면서 효성어묵은 지난 3월부터 꼬지어묵 생산도 로봇을 사용해 완전 자동화 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현재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 중인 2차 브랜드 ‘또묵’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 라인을 확장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맛있다는 말은 곧, 식품은 결국 품질이고, 소비자의 신뢰가 전부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오랜 전통을 이어 좋은 제품으로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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