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항 미 핵잠 오른 윤 대통령 “북 위협에 압도적 대응”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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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고 전략자산 켄터키함 승선
“우방국 대통령 중 처음” 의미 강조
북핵 확장억제 실행의지 보여줘
대통령실 “북에 강력한 메시지”
주한미군 병사 JSA 견학 중 월북

미군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이 지난 18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왼쪽 사진). 시민들이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19일 서울역에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군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이 지난 18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왼쪽 사진). 시민들이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19일 서울역에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인 켄터키함에 승선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여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켄터키함은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 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으로, 전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 맞춰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서 격려사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중 하나인 미국의 SSBN 켄터키함을 방문하게 돼 뜻깊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방국 대통령으로서는 제가 처음으로 SSBN을 방문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 인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SSBN으로는 지난 1981년 로버트 리 함이 진해에 온 뒤 42년 만에 켄터키함이 부산 작전기지에 전개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간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후속 조치로 NCG 첫 회의가 전날 서울에서 열린 사실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NCG 첫 회의 결과에 대해 “한미는 핵 자산과 비핵 자산을 결합한 핵 작전의 공동기획과 실행을 논의하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을 제고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핵 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NCG,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주한미군과 한국군, 멀리에서 오신 켄터키함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덧붙였다.

사회를 맡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은 켄터키함에 대해 “미국의 핵 전력 3각 체계 중 아주 중요한 전략적 플랫폼”이라며 “가장 생존성 높은 3각 체계 자산 중 하나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의 중요 구성 요소”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러캐머라 사령관의 안내로 켄터키함 내부로 들어가 30여 분 동안 성능 보고를 받고 미 해군 승조원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해군작전사령부 본부도 방문했다. 방명록에는 ‘막강 대한민국 해군, 글로벌 안보 협력의 초석’이라고 적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SSBN의 기항과 윤 대통령의 승선에 대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 소속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 지난 18일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중 고의로 무단 월북했다. 북한은 월북 미군의 신원을 조사하고 입북 동기와 배경, 자발적 월북의 진위 등을 따져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 병사가 미국 본토로 송환 예정이었는데 무단으로 넘어간 것”이라며 “혼자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진해서 월북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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