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유럽 1만 명 넘게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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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평균 기온 관측 이래 가장 높아
WHO “폭염 취약 계층 보호해야”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전광판에 화씨 118도(섭씨 48도)가 표시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전광판에 화씨 118도(섭씨 48도)가 표시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20개 도시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로마의 한 시민이 포폴로 광장의 분수대에 머리를 담그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20개 도시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로마의 한 시민이 포폴로 광장의 분수대에 머리를 담그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15일이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폭염 등 기상이변이 지속되자 유럽에서는 1만 명이 넘게 숨지는 등 온열 질환이 감염병 수준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폭염에 취약한 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각국에 요청했다.

19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카를로 부온템포 국장은 “지난 1~15일의 세계 평균 기온이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며 “역대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3S는 지난달 역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이었으며, 세계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6월 평균치보다 0.53도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미국, 유럽, 아시아 3개 대륙의 기온이 연일 40~5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지속되자 목숨까지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유럽에서만 1만 1000여 명이 더위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미국에서는 8500만 명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폭염 피해가 심각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지난주 도로공사 직원이 숨진 데 이어 이날 북부 도시의 한 빵집에서는 한 남성이 실신 후 숨졌다. 온열 질환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산업계도 폭염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는 전날 나폴리 인근 공장의 근로자들이 너무 더워서 일하기 힘들다고 하자 조기 퇴근을 시켰다. 또 배터리 제조업체 마그네티 마렐리의 술모나 지역 공장 근로자들은 “질식할 것 같은 더위가 노동자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업무를 중단하지 않으면 8시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그리스 상황도 비슷하다. 아크로폴리스 등 고대 유적지 직원들은 20일부터 하루 4시간씩 근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이들 노조는 “최근 며칠 동안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감안할 때 보안 직원과 방문객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독일에선 근로자를 위해 낮잠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또 이라크 남부 바스라 시장은 20일 낮 최고 기온이 7월 평균 32도를 훌쩍 뛰어넘는 50도 이상으로 예상되자 이날 하루 공무원들에게 휴가를 줬다. 미국 텍사스에서는 에어컨이 없는 교도소에서 폭염으로 인해 최소 9명의 수감자가 심장마비를 겪었다. 이에 WHO는 이날 “각국 정부는 취약 계층 피해를 관리할 강력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경고했다. 마리아 네이라 WHO 환경·기후변화·보건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심혈관과 호흡기 질환자들과 당뇨병 환자, 임산부, 어린이, 노숙자들이 폭염에 취약하다. 폭염은 분명히 모든 기존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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