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보수 모자라 국비 반납까지… 기장군 왜 이러나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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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에듀파크 건립 관련
군비로 국비 2억 원 토해내
행정 실수 탓 지방비 미확보
1단계 이어 악재 잇따라

정관에듀파크 조감도. 부산일보DB 정관에듀파크 조감도. 부산일보DB

1년 가까운 보수공사가 이뤄진 부산 기장군 정관아쿠아드림파크에서 누수 피해가 재차 발생(부산일보 7월 18일 자 8면 보도)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데 이어 이번에는 기장군청의 행정 실수로 수억 원에 이르는 국비를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기장군청이 추진 중인 핵심사업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23일 부산 기장군청에 따르면 기장군은 정관읍 정관에듀파크 건립 사업 관련 국비 보조금 2억 2500만 원을 이달 중 문화체육관광부에 반납하게 됐다.

이 같은 반납은 군청의 과실 탓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규정에 따라 국비보조금을 받을 경우 시군비를 합친 지방비 예산을 일정 부분 확보해야 하는데, 군청이 2021년 정관에듀파크 내 생활문화센터 건립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원받고도 군비를 확보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군청에 보조금 반납을 요구했고, 군청은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군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군청은 2020년 문체부가 주관하는 ‘생활SOC복합화사업’ 공모사업에 신청해 선정된 바 있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정관에듀파크 조성사업은 총사업비 473억 원을 투입해 정관읍 모전리 676-3번지 일대에 연면적 약 1만 1590㎡ 규모로 생활문화센터, 대공연장, 전시관, 지역 커뮤니티센터 등을 짓는 사업이다. 이는 기장군 핵심사업 중 하나인 ‘정관 교육행복타운 조성사업’ 2단계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1단계 사업이었던 아쿠아드림파크의 경우 부실공사 문제가 불거져 4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보수공사까지 마쳤지만 누수피해가 다시 발생했고, 이번에는 2단계 사업에서까지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정관 교육행복타운 조성사업은 1단계 사업인 정관아쿠아드림파크를 시작으로 정관에듀파크(2단계), 스포츠힐링파크(3단계)를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1년 가까이 진행된 아쿠아드림파크 보수작업이 최근 부실하게 진행된 사실이 드러난 데다 핵심 사업의 국비를 반납하는 등의 실수가 반복되면서 군의 기강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장군의회도 전임 군수 시절부터 발생한 문제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군의회는 ‘정관에듀파크 국고보조금 반납 관련 대책 마련 및 감사 실시 촉구 건의안’을 의결했다. 기장군의회 맹승자 부의장은 “군청의 단순 실수 탓에 주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이 들어가게 생겼다. 공무원 한 명이 10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담당하는 기이한 조직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군수가 바뀌었음에도 이러한 조직에 대한 고민은 없는 듯해 보여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군청 측은 2021년 발생한 실수로 관련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아쿠아드림파크 건립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정관에듀파크 건립사업의 예산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청 관계자는 “예산이 책정돼 있긴 했지만 항목을 세분화하지 못해 생긴 문제로 그동안 문체부에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는 등 설득해 봤지만 문체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공사 과정에서 남는 금액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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