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틀 뒤틀리고 누수까지” 입주 앞둔 경남 사천 아파트 부실 논란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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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창문 뒤틀림 발생…실내 마감도 곳곳 문제
입주예정자 “하자보수 전까지 사용승인 불허해야”

사천 A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모습.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사천 A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모습.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오는 9월 입주 예정인 경남 사천시의 한 아파트가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입주예정자들은 누수와 창틀 뒤틀림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까지 부실하다며 사천시에 사용승인을 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31일 사천시·입주예정자협의회 등에 따르면 A 아파트는 사남면 유천리 일원에 지하 2층, 지상 15층, 19개 동, 1295세대로 지어졌다.

당초 이 아파트는 2017년 지역의 한 건설업체가 ‘에르가 2차 아파트’로 공사에 들어갔지만 이듬해 시공사 부도로 공정률 44.53%에서 멈춰 섰다.

이후 수차례 공매 공고에도 새 시공사를 찾지 못하다가 2021년 새 주인을 찾아 다시 공사가 시작됐다.

현재 공정률은 99% 수준인데, 지난 21일에는 사전점검이 진행됐다.

사천 A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모습.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사천 A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모습.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그런데 현장을 찾은 입주예정자들의 기대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분노로 바뀌었다.

상층부 100여 세대에 누수 현상이 확인됐고 곳곳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

창틀은 심하게 뒤틀리거나 파손됐고 콘크리트 아래 철근이 드러난 곳도 있었다.

또 문이 잠기지 않거나 실내 인테리어 마감이 제대로 안 돼 있는 등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부실시공’이라는 지적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첫 내 집 마련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아파트 내부를 보러 갔는데 너무 배신감을 느꼈다. 천장과 벽에서 물이 새고 문도 안 닫혔다. 벽을 만졌는데 축축했고 곰팡이가 피어있는 곳도 많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역시 “실리콘 마감이 엉망이었고 새시는 모델하우스에서 본 제품이 아니었다. 곳곳에 결로가 생겼고 시설이 파손돼 있었으며, 조경수 역시 규격미달이었다. 입주자들을 완전히 기만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천 A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모습.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사천 A아파트 사전점검 당시 모습.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분노한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 측에 하자정밀진단과 함께 새시 전면 재시공과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금 지급, 누수세대 보상금 지급, 조경수 재이식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사천시에는 하자보수가 끝나지 않는 한 사용승인을 내줘서는 안 되며, 함께 대응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이나 법적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주민들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하자 부분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사용승인이나 준공검사는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지난 폭우 탓에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누수가 생긴 곳은 방수 처리하고 새시와 일부 인테리어는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8월 15일까지는 입주민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하자보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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