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주홍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고립·은둔 청년, 맞춤형 사회 진출 징검다리 필요”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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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정신보건 현장 19년 근무
정신·발달장애·은둔형 외톨이 연구
현장과 대상자 가까운 연구자 될 것

“가장 위험한 순간은 갑작스레 찾아오는 게 아닙니다. 이전부터 충분한 신호를 주죠. 부산은 작년 은둔형 외톨이 10명 중 8명이 20대 청년이라는 결과를 받아 들었습니다. 이 문제를 방치하면 더 큰 사회 문제들을 낳지 않을까요.”

부산연구원 박주홍 책임연구위원은 부산의 청년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청년 인구 감소세가 뚜렷한 부산의 인구 구성을 감안할 때, 향후 부산에서 이 문제가 쇠락하는 도시 경쟁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그는 “긍정적인 부분은 (제가) 직접 만난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들이 관계 회복과 극복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세밀한 지원책이 마련되고, 그를 지지해 줄 부산의 실정에 맞는 부산형 은둔형 외톨이 센터가 운영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사회복지와 정신장애·정신건강을 전공한 박사이자, 정신보건 사회복지사이다. 정신보건 현장에서만 약 19년을 근무했다. 교육청·특수학교와 함께 수년간 발달장애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회복 지원 사업을 수행한 정신건강 사회복지 전문가이다.

박 연구위원이 은둔형 외톨이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것은 작년부터다. 부산시가 은둔형 외톨이 실태 조사에 착수하면서 책임연구를 맡았다. 박 연구위원은 “은둔형 외톨이는 사회복지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도 새로운 집단”이라며 “사회복지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고립, 은둔하는 이들을 위한 연구 조사를 통해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안전하게 설 자리를 마련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의 밑바탕이 되는 ‘부산시 은둔형 외톨이 기본계획’ 수립에 힘쓰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은둔형 외톨이들에게 있어 ‘명확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딱 꼬집어 얘기하기가 어렵다는 게 연구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둔은 특별한 패턴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유형이 다양한 만큼, 회복되는 경우도 매우 판이하다고 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당사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고립 청년이 일자리를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면 활동 참여를 원하거나 집 내부에 고립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청년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연결해 주는 유연한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고립·은둔 청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 경각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에도 고립과 은둔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나 허브 기관이 건립돼야 한다”며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의뢰인 각각의 상황에 맞게 적절한 서비스로 연계하는 작업까지 세밀하게 뒷받침된다면, 부산이 전국적으로도 모범이 될 만한 지자체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정책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은둔형 외톨이 관련 연구와 정책이 미비할지라도, 현장과 괴리되지 않으면서 대상자들에게 꼭 필요한 사회복지 정책을 제시하고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사진=강선배 기자 ksun@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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