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전국 마약조직 적발…월 300만원에 고교생도 가담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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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경찰, 34명 검거해 20명 구속
가상화폐 이용해 170억 원 돈세탁
유명 카페·페라리 매입 등 호화생활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온라인 마약류 전담 수사팀’이 현장에서 압수한 마약류와 현금 등 증거물.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온라인 마약류 전담 수사팀’이 현장에서 압수한 마약류와 현금 등 증거물. 울산경찰청 제공

텔레그램 마약 판매 조직도. 텔레그램 마약 판매 조직도.


고등학생까지 가담한 텔레그램 마약 판매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범죄집단조직죄로 총책 A(22) 씨 등 20명을 구속하고 상습 구매자 등 14명을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A 씨 일당은 텔레그램에 총회원 3000여 명을 보유한 5개 마약 판매 채널을 개설하고 액상대마 같은 마약류 14억 원 상당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 씨 조직은 국내 인터넷 마약상들의 자금 세탁처로 활용돼 범죄자금 170억 원 상당을 가상화폐로 바꿔준 혐의도 받고 있다.

마약은 주로 베트남 등 해외에서 국제 택배로 마약 운반책에게 곧바로 배송됐다. 해외 직구가 많다 보니 마약 밀반입을 세관 감시망에서 걸러내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조직은 일반인이 쉽게 마약에 손대도록 액상대마 등을 전자담배 용기에 담아 팔았다. 주로 주택가 에어컨 실외기, 전기함 등에 마약을 숨기는 일명 ‘던지기’ 방식을 썼다. 구매자는 속칭 대포통장에 돈을 보내고 마약이 숨겨진 장소를 전달받았다. 서울, 부산, 전라도 등지에서 주로 젊은 층이 단골이 됐다.

마약 판매에 가담한 조직원은 대부분 20대 초반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었다. 고등학생도 1명 포함됐다. 이들은 마약을 투약하다가 구매 자금이 부족해지자 마약 운반책을 일컫는 은어인 ‘드라퍼’로 범행에 가담했다. 한 명당 통상 월 300만 원 이상 받았고 대부분 이 돈으로 다시 마약에 빠졌다.

미국 대학에서 유학한 총책 A 씨는 범죄 수익금으로 서울 유명 카페와 오피스텔을 사들이고 페라리 등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호화롭게 생활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범죄 수익금 31억 원을 몰수하고, 8600만 원 상당 현금과 귀금속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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