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엔묘지 일대 대변신, 이번에는 제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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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만 5000㎡ 시민친화형공원 조성
인류애 전할 세계적 명소로 거듭나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과 유엔기념공원을 둘러싼 부산박물관, 유엔조각공원, 유엔평화공원, 대연수목전시관, 부산문화회관이 재정비를 거쳐 세계평화문화공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과 유엔기념공원을 둘러싼 부산박물관, 유엔조각공원, 유엔평화공원, 대연수목전시관, 부산문화회관이 재정비를 거쳐 세계평화문화공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정종회 기자 jjh@

유엔기념공원 일대를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 위한 세계평화문화공원 조성 사업이 본격화한다. 부산시에 따르면 유엔기념공원을 중심으로 유엔조각공원, 대연수목원, 평화공원,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일제강제동원역사관과 유엔평화기념관이 들어선 당곡공원 등 36만 5000여㎡를 묶어 2028년까지 세계평화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 전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라는 상징성과 역사성에 문화 인프라가 어우러지는 대규모 시민친화형공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유엔기념공원이 2030부산월드엑스포가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는 ‘부산 이니셔티브’의 가치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어 이 일대 공간의 변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선 유엔묘역으로 연결되는 출입구 동선을 확 바꿔 이용객들이 단계별로 자연스럽게 추모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리모델링한다. 주 출입구 외에도 5~6개의 진입 광장을 신설하고 방문자센터, 경관조명 등 편의시설도 확충한다. 또 유엔기념공원과 평화공원 일대를 ‘평화의 숲’ ‘화합의 뜰’ 등 시민개방형공원으로 새롭게 꾸민다. 부산박물관과 부산문화회관 리모델링도 본격화하고 일대 복합문화허브공간 계획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비를 확보했다고 하니 실질적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종 추모,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결합하면 공간에 활력을 더할 것이다.

유엔기념공원 일대를 세계적 ‘핫 플레이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동안 국비 확보가 여의찮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는데 2030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통합 재정비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2030엑스포 부산 실사단이 4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면서 이 공간이 새삼 주목받았다. 국제 협력과 연대,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이곳이야말로 2030부산엑스포 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박민식 초대 보훈부 장관이 유엔기념공원의 관리권을 보훈부로 가져와 부산만의 핫플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유엔기념공원은 굳이 박 장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부산에는 보석과 같은 존재다. 국경을 초월해 인류가 화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공간의 상징적 의미만큼 강력한 콘텐츠는 없다. 유엔기념공원 일대 통합 재정비가 단순히 시설에 대한 리모델링의 의미를 넘어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시설 업그레이드는 물론이고 장소성과 역사성을 결합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체험과 공감의 공간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유엔기념공원을 중심으로 각각의 공간들이 의미를 더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전체적인 통합 재정비의 방향을 잘 잡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세계평화문화공원이 명실공히 세계적 핫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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