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노인 비하’ 사과에도 파장 계속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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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세대 상처 주는 언행 삼갈 것”
박광온 원내대표 사태 진화 나서
당내서도 “혁신위에 기대할 게 없다”
혁신위 “오해… 진영 논리 공세”

민주당 박광온(왼쪽)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박광온(왼쪽)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 수습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유의하겠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고 당 안팎에 “유의하라”는 경고 목소리도 냈다. 그러나 혁신위는 “오해”라거나 “진영 논리에 의한 공격”이라는 해명을 내놓으며 엇박자를 냈다. 당내에선 혁신위가 사실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자신의)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면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발언 파문이 확산되자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며 진화에 나선 셈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인천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노인을 폄하할 의사는 없었지만, 마음 상한 분이 있다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에서 중학생 자녀가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된다”고 말한 데 대해 “되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맞는 얘기”라고 동조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양이원영 의원도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쓴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이 지도부까지 나서 사태 수습에 집중했지만 혁신위는 이번 논란에 대해 오해라고 강조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합리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아이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표현이었다”고 혁신위원들에게 해명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노인 비하 논란이 여당의 정치 공세라는 반응도 보였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김 위원장의 입장을 의원들에게도 보냈는데 발언의 취지는 그런 것 뜻이 아니라는 말과 이게 이렇게 보도가 되고 있는 게 일종의 진영 논리에 의한 공격 성격인 것 같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현역 의원은 “혁신위는 사실상 이대로 마무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대할 게 없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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