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약자를 지켜라”… 폭염 피해 최소화에 사활 건 지자체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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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활용해 논밭·해안가 순찰
쪽방촌 주민에 선풍기·에어컨
살수차·쿨링포그로 열기 식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1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인도에 설치된 쿨링포그 아래를 지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1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인도에 설치된 쿨링포그 아래를 지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전국적으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 일선 지자체들은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폭염 관련 신속한 상황 관리를 위해 12개 관계부서 합동 폭염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부산에는 이날 기준 엿새째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온열질환에 걸려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부산 시민은 34명이다. 논밭에서 일하다 온열질환에 걸린 고령층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야외 작업장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제때 대응을 못 하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온열질환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

극한 더위로 피해가 나오자 각 지자체는 폭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시는 경로당 등에 실내 무더위쉼터 1284곳을 운영 중이다. 시내 곳곳에는 그늘막 1058개, 보행자의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쿨링포그 51개 등 폭염 피해 저감시설을 운영 중인데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가마솥더위가 연일 이어지자 각 지자체는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 관리에 나섰다. 시는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드론안전관리단을 활용해 논밭과 해안가 예찰 활동을 강화한다. 주로 강서구와 기장군 등 면적이 넓고 논밭이 많은 지역을 위주로 순찰을 벌인다. 드론안전관리단은 한낮 무더운 시간 비닐하우스나 논밭에서 일하는 이들을 발견하면 작업 자제를 권장한다. 해안가 산책로와 낚시터 등에서도 폭염 예방 활동을 벌인다.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자 3만 961명에게 폭염에 노출돼 건강이 위험하지 않은지 전담인력이 매일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확인한다.

취약계층이 몰린 일선 지자체도 비상이다. 부산진구청과 중구청, 동구청은 쪽방상담소, 노숙인지원센터와 연계해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합동 점검에 나섰다.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은 변변한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곳에서 누구보다 혹독한 여름을 보낸다. 부산진구청은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등 550여 명에게 간식과 필수 상비약을 지급했다. 동구청도 쪽방촌 352세대에 에어컨 9대와 선풍기 343대를 보급했다. 노숙인에게는 센터 연계를 통해 필요시 응급 잠자리도 제공한다. 무료진료도 확대해 온열질환 등 건강 상태를 상시 확인할 생각이다.

금정구청은 폭염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주택 35곳에서 쿨루프 설치에 나섰다. 쿨루프는 주택 옥상에 태양열 차단 효과가 있는 특수도료를 시공하는 것인데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사하구청도 경로당과 작은 도서관, 취약계층 거주 주택 등 31곳에 쿨루프 설치를 완료했다.

뙤약볕 아래를 지나는 보행자의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가 도로 위로 곧장 전해지기 때문이다. 해운대구청은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그린나래호텔 500m 구간에서 자동으로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는 ‘쿨링 클린로드’를 운영한다. 7~8월에는 하루 2회, 폭염특보 발효 시 하루 3회 진행한다. 남구청은 대중교통 이용자들을 위해 버스 승객 대기시설 중 취약시설 13곳에 에어커튼 26대를 설치했다. 수영구청을 비롯한 주요 해수욕장이 위치한 지자체는 열기를 식혀주는 쿨링포그를 가동하며, 휴가철 부산을 찾은 피서객 안전도 챙긴다.

이 밖에도 각 지자체는 살수차를 운영해 물을 뿌리면서 도로 열기를 식히거나, 노인이나 저소득층 등 기후 약자를 대상으로 휴대용 선풍기나 쿨매트, 쿨 토시, 얼음주머니 등을 제공하는 등 폭염 피해 예방에 나섰다. 부산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지자체 상황에 맞는 폭염 대책 수립을 위해 시도 적극 지원 중”이라며 “폭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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