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롯데타워 기공식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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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섭 동의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

오용섭 동의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 오용섭 동의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

롯데그룹이 해당 부지를 매입할 때 약속했던 랜드마크 건축물이 여러 차례 용도 변경을 거쳐 최근 부산롯데타워로 기공식을 가졌다. 23년 만이다. 사실 롯데그룹이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이 된 건 프로야구 자이언츠 구단을 40년 넘게 운영해 오면서부터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 본점을 둔 유일한 대기업이었던 국제그룹이 전두환 정권 때 무너지면서 전무한 상황에서 롯데가 그나마 영향력을 발휘해 과거 부산시청 자리였던 알짜 부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후 부산은 롯데를 필두로 호텔, 백화점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관광·유통·소비의 도시로 변해 정작 부산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처럼 매년 2만 명 이상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 부산롯데타워는 떠났던 이들을 돌아오게 만들고 떠나려는 청년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건축물이 돼야 한다. 미국 뉴욕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처럼. 지은 지 15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역사성이라고 본다. 우선 원래 이름은 ‘세계를 비추는 자유’였으며 프랑스 조각가가 미국 독립 100주년 기념해 미국에 선물하게 된 것이다. 왼손에는 독립선언서를, 오른손에는 세계를 비추는 자유의 빛을 의미하는 햇불을 들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 전체를 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70달러(한화 9만 원) 이상의 경비가 들며 3개월 전 예약해야 최정상 왕관 자리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한다.

높이 342.5m 복합 시설물이 만들어지는 부산롯데타워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부지의 역사성을 빼놓으면 안 된다. 430여 년 전 그곳은 초량목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졌으며 임진왜란 발발 6개월 만에 이순신 장군이 왜선 100여 척을 쳐부수고 돌아왔던 부산포해전, 부산대첩의 장소이다.

부산롯데타워 관계자분들께 제안드리고 싶은 게 있다. 첫째, 타워 이름을 ‘충무공 이순신타워’로 불러주길 바란다. 타워가 들어서는 곳에 롯데호텔, 롯데백화점이 있어 롯데가 주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그곳이 부산포해전의 시작점, 초량목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부산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타워 이름으로 나마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렸으면 한다.

둘째, 타워 내부에 이순신기념관을 만들어 기부체납해 주면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찾게 되는 역사전시관이 돼 부산을 다시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되리라 본다. 사실 자유의 여신상도 시민들의 성금을 통해 제작되었으니 한 개 기업에 모든 걸 부담하기에 무리가 있다면 부산 시민을 위시해 전 국민의 성금으로 건립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성금 참여자들의 이름을 동판에 새기면서.

셋째, ‘미국 뉴욕에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면 부산에는 충무공 이순신타워가 있다’라는 의미로 서울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동상보다 웅장하게 만들어 타워 정상에 세워두면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동상이 되리라 확신한다. 자유의 여신상 기단부에 ‘너의 지치고 가난한, 자유를 갈망하며 버림받은 가련한 이들을 내게 보내라’라는 글귀가 있다면 충무공 이순신 타워에는 70년 전 이은상 작가가 남긴 글을 새겼으면 좋겠다. ‘동포를 살리려고 붉은 피를 뿌리신 이여, 겨레의 가슴마다에 임은 살아 계시니이다. 강산에 서리신 뜻은 천추만대 푸르리이다’라고.

넷째, 가덕신공항을 경남도의회 의원들이 이순신국제공항으로 명명하자고 제안했는데 이순신타워와 더불어 부산은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서 임진년 가장 큰 업적이 부산포해전이라고 했던 430년 전의 약속을 지키는 결실을 될 것이다. 2026년 이순신타워가 완공돼 2029년 이순신국제공항이 만들어지고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가 부산에서 개최돼 전 세계로 뻗어나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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