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엔 독서를 하겠어요, ‘스마트 도서관’ 에서…”
일반 도서관 이용 시간적인 제약 해소
비대면 대출·반납 ‘무인 자동화 도서관’
화면 몇 번 누르면 자판기처럼 책이 쏙
부산 접근성 좋은 곳에 15개소 운영 중
바쁜 일상과 먼 거리 등으로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접근성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스마트 도서관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스마트 도서관은 비대면으로 책을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는 무인 자동화 도서관으로, 이용 방법이 어렵지 않아 어린이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등화가친(燈火可親).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책은 마음의 양식” “독서는 지식과 학문의 열쇠”라며 몇 번이고 되뇌며 올해는 반드시 책을 많이 읽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핑계로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 책 한 권 완독하는 것도 버거운 요즘, 올가을엔 책과 가까이하겠다고 또다시 굳게 결의한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책 읽기 참 좋아진 세상이다. 디지털 기기로 전자책을 읽을 수 있고, 전자책을 빌려주는 전자도서관도 있다. 주변엔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포진해 있다. 최근엔 더욱 가깝고 편리한 스마트 도서관이 동네방네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독서에 진심이지만 스마트 도서관의 존재를 몰랐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 독서의 계절, 스마트 도서관에 문을 두드려 보자.
지난해 12월 문을 연 수영구 스포츠문화타운 스마트 도서관. 부산 수영구 스포츠문화타운에 있는 수영구 국민체육센터 1층 입구 옆에 설치돼 있다.
스마트 도서관 초기 화면. 대출과 반납, 대출 정보 확인을 각각 누르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책 제목이나 저자, 출판사만 알고 있다면 검색창을 띄워 해당 도서가 있는지도 검색해 볼 수도 있다.
스마트 도서관은 소장 중인 도서를 한눈에 보기 쉽게 인기 도서와 신착 도서, 소설, 아동·유아, 시·에세이, 예술, 사회과학 등 장르나 주제별로 잘 분류해 놓았다. 책 표지를 보고 원하는 책을 고를 수 있다.
책 표지를 클릭하면 도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도서관은 베스트 셀러와 인기 대출 트렌드를 반영, 정기적으로 책을 교체한다. 공공도서관에서 빌리기 힘든 책이 있다면 가까운 스마트 도서관을 찾아보자.
■스마트 도서관이란
스마트 도서관은 바쁜 일상, 먼 거리 등으로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사람들이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책을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도록 한 무인 자동화 도서관이다. 스마트 도서관에 설치된 도서대출반납기는 비대면 도서 대출·반납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 빌려 주는 무인 자판기 개념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스마트 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도서 대출과 반납이 일반 도서관보다 용이하다는 점이다.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반납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운영 시간 내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 24시간 반납 가능한 무인반납기가 있지만, 일부 도서관과 지역에 한정된다.
스마트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한 생활 밀착형 도서관 서비스로 탄생했다. 존재 이유 역시 접근성이다. 스마트 도서관이 설치된 곳은 도시철도 역사나 구청, 동주민센터와 같은 관공서, 대형마트 등이다.
각 스마트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는 300~600권 정도다. 책은 베스트 셀러와 도서관의 인기 대출 도서 목록을 반영해 정기적으로 교체되며, 교체 주기는 대략 2~3개월 정도다. 너무 두껍거나 크기가 큰 책은 기기 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제외된다.
이용 방법 역시 스마트하다. 회원증만 있으면 스마트 도서관 기기 화면을 보며 읽고 싶은 책을 빌릴 수 있다.
스마트 도서관이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만큼 하루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진 않다. 대형 마트나 관공서 등에 설치된 스마트 도서관은 마트나 관공서가 문을 닫는 날이나 시간대엔 이용할 수 없다. 시스템 정비나 도서 교체 등의 이유로 새벽 시간에 이용이 불가한 곳도 있다. 하지만 기존 공공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이 월요일이나 주말, 공휴일에 문을 닫고, 운영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에서 스마트 도서관은 1년 365일 이용 가능하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간 제약이 거의 없다.
스마트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선 책이음 카드 회원증이나 모바일 회원증이 있어야 한다. 카드 회원증은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도서관지원서비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한 뒤 신분증을 갖고 가까운 공공도서관에 가서 발급받으면 된다.
스마트 도서관 도서대출반납기에 있는 책이음 카드 회원증(왼쪽)과 모바일 회원증 리더기. 모바일 회원증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로그인하는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모바일 이용증 화면을 미리 캡처해 놓고 사용하면 편리하다.
빌릴 책을 고르고 책이음 카드 회원증 발급 당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누르면 도서대출반납기에서 책이 나온다. 마치 무인 자판기 같다.
■스마트 도서관 이용법
스마트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처럼 먼저 책이음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책이음 서비스는 국민들이 하나의 도서관 회원증으로 전국 책이음 서비스 참여 도서관을 이용하고 책을 빌릴 수 있도록 한 도서관 협력 서비스다.
가입 방법은 간단하다. PC나 스마트폰으로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도서관지원서비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우선 책이음 서비스 모바일 회원증이 발급된다. 다음으로 신분증을 들고 주거지와 가까운 공공도서관에 방문해 카드 형태의 책이음 서비스 회원증을 발급받으면 된다. 도서 대출 때 필요한 비밀번호 4자리도 설정해야 한다. 카드 회원증에는 바코드가 그려져 있고, RFID 칩도 내장돼 있다. 스마트 도서관에 있는 도서대출반납기에서는 모바일 회원증과 카드 회원증 둘 다 이용 가능하다.
모바일 회원증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공공도서관지원서비스 홈페이지나 주거지 인근 공공도서관의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뒤 모바일 회원증을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 사용하면 된다. 스마트 도서관 도서대출반납기에 있는 모바일/바코드 리더기에 바코드를 읽히면 책을 빌릴 수 있다. 카드 회원증은 회원증을 인식(RFID)시키는 곳에 갖다 대면 된다. 카드 회원증은 평소에 들고 다녀야 하지만, 모바일 회원증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로그인하는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모바일 이용증 화면을 미리 캡처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면 편리하다.
스마트 도서관은 소장 중인 도서를 한눈에 보기 쉽게,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인기 도서와 신착 도서, 소설, 아동·유아, 시·에세이, 예술, 사회과학 등 장르나 주제별로 잘 분류해 놓았다. 책 표지도 볼 수 있고, 책 표지를 클릭하면 해당 도서에 대한 정보(저자·출판사·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책 제목이나 저자, 출판사만 알고 있다면 검색창을 띄워 스마트 도서관에 해당 도서가 있는지 검색할 수 있다.
스마트 도서관 기기도 가끔씩 오류가 난다. 기기 오류로 반납이 늦어질 경우 대출 연체로 대출 정지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땐 스마트 도서관에 설치된 수동 도서 반납함에 책을 넣어두면 된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에 있는 센텀시티역 스마트 도서관. 도시철도 역사에 설치돼 있어 이용 수요가 높다.
이마트 금정점 2층에 설치돼 있는 금정구 늘봄책봄 스마트 도서관. 대형마트 내에 있어서 마트가 운영되는 날과 시간대에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 도서관은 어디에
부산에는 모두 15곳의 스마트 도서관이 있다. 기초지자체가 운영 중인 스마트 도서관은 14곳으로, 해운대구 2곳, 연제구 4곳, 남구 1곳, 수영구 2곳, 금정구 1곳, 기장군 3곳, 영도구 1곳이다. 부산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스마트 도서관도 1곳이 있다. 부산도시철도 2·3호선 환승역인 북구 덕천역에도 스마트 도서관이 이달 14일 문을 연다. 스마트 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U-도서관(스마트 도서관) 구축 지원 공모사업을 통해 설치된다. 응모한 지자체가 지원 대상에 선정되면 사업비를 지원받아 설치한다. 이 사업은 2017년 시작됐으며, 현재 전국에 150여 곳의 스마트 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스마트 도서관은 각 지자체와 관할 공공도서관이 관리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운영 현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스마트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부산 지역 운영 현황을 정리(표)했다.
스마트 도서관에서는 1인당 2~3권 15일간(대출일 포함)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스마트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해당 스마트 도서관을 관할하는 공공도서관의 1인당 총 대출 권수 5권에 포함된다. 수영구 망미역 스마트 도서관에서 책 2권을 빌렸다면, 수영구도서관에서 추가로 책 3권만 더 빌릴 수 있다.
스마트 도서관 기기도 가끔씩 오류가 난다. 도서 대출은 다음 기회로 넘기면 되지만, 기기 오류로 반납이 늦어질 경우 대출 연체로 대출 정지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스마트 도서관이든 도서대출반납기 옆엔 수동 반납함이 있다. 시스템 오류 땐 수동 반납함에 반납할 책을 넣어 두면, 관할 공공도서관에서 수거한 뒤 정상 반납 처리를 한다.
도서 반납 시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반납은 반드시 대출한 스마트 도서관에서만 가능하다. 해운대구청 교육도서관과 김진희 주무관은 “해당 스마트 도서관의 책이 아니면 인식 자체가 안 돼 반납이 안 되는 시스템”이라며 “다른 스마트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수동 반납함에 넣어 두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정상 반납 처리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대출일과 반납 예정일 등은 공공도서관지원서비스 홈페이지나 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관할 공공도서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스마트 도서관이 소장 중인 도서 목록을 볼 수 있거나, 도서 제목 검색을 통해 대출 가능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앱을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게 스마트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 ‘나이콤 스마트 도서관’ 앱을 내려받으면, 가까운 스마트 도서관의 위치, 구비 도서명, 대출 가능 도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 이용자는 이용할 수 없다.
스마트 도서관 활용 꿀팁도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도서관에선 인기 도서를 대출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땐 가까운 스마트 도서관을 찾아보자. 스마트 도서관에는 신간이나 베스트 셀러 등 인기 도서가 많이 비치돼 있다. 스마트 도서관을 알게 됐다면, 가을밤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