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워케이션 성지로… 일본 와카야마현과 협약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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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 워케이션 사업 추진
인구 2만 명 해변마을 시라하마
13개사 IT 원격 오피스 들어서
부산, 와카야마현과 협력 나서
7일 강원·제주 등과 포럼 개최

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정 해수욕장. 부산시 제공 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정 해수욕장. 부산시 제공

인구 2만 명 남짓의 일본 작은 해변마을이 일본 내 워케이션(직장을 떠나 원거리에서 일하면서 휴식을 취한다는 뜻의 합성어) 성지로 탈바꿈했다.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면 도착하는 해변 관광마을인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정 얘기다.

2017년 일본 와카야마현은 해수욕장과 온천으로 일본 내에서 소규모 관광지로 알려진 시라하마정을 워케이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농업과 어업, 공업까지 1·2차 산업이 발달한 와카야마현은 2010년 인구 100만 명이 붕괴된 이후, 지역 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계속해 왔다.

와카야마현 남부에 있는 시라하마는 해수욕장 해변에 호텔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워케이션 최적지로 꼽혔다. 시라하마를 일본 워케이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와카야마현은 2017년, 일본 지자체 최초로 워케이션 사업을 시작했다.

최종 목표는 정보통신기술(IT) 기업 유치였다. 이를 위해 일본 내 기업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모니터 투어’(워케이션 체험회)를 실시해 의견을 모았다. 2018~2019년에는 자녀를 동반해 온 가족이 이동해 워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온 가족이 와카야마현에 오도록’ 캠페인을 열었다.

2019년에는 지역 내 민간기업이 스스로 워케이션을 추진할 수 있게,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나가노현과 함께 워케이션지자체협의회(WAJ)를 세웠다. 2019년 11월 65개 기초지자체가 가입했는데, 지난 7월 208개 지자체가 가입해 규모가 커졌다. 일본 ICT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마케팅하고, 이들 기업 직원이 일할 수 있는 환경도 갖췄다. 도시 전역에 무료 와이파이 환경을 구축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라하마에 워케이션 오피스를 만드려는 기업에게 오피스를 지을 땅을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도 펼쳤다.

그 결과 일본 부동산 기업 미쓰비시지소(주),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주)세일즈포스닷컴 등 13개사의 IT 원격 오피스가 와카야마현 내에서 들어섰다. 워케이션 사업을 시작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04개 기업 910명이 워케이션을 위해 와카야마현을 찾았고, 2020년 8월에는 1950명, 비수기인 11월에도 1400여 명이 이곳을 찾는 성과를 냈다.

지난 5일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부산시 안병윤 행정부시장, 와카야마현 기시모토 슈헤이 지사가 만나 ‘워케이션 문화 선도와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부산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부산시 역시 기업 유치를 최종 목표로 워케이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와카야마현이 일본 내에서 워케이션 정책 선두 주자로 업무 협약을 맺게 됐다”면서 “향후 일본기업이 해외 워케이션 대상지를 찾으면 부산을 소개하고, 반대로 한국기업이 일본 내 워케이션 대상지를 찾으면 와카야마현을 소개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7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 ‘바운스(BOUNCE) 2023’과 연계한 ‘2023 워케이션 생태계 포럼’을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워케이션거점센터와 아스티호텔 부산에서 연다. 워케이션을 주제로 여는 첫 포럼으로 서울, 강원도, 제주도 등 다양한 지자체의 워케이션 사업 운영 주체가 모여 워케이션 동향을 공유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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