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문항’ 빠졌지만… 9월 모평, 6월보다 쉽진 않았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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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준킬러 문항’ 많아
학원가선 “변별력 확보” 평가
국어, 지난해 수능과 난도 비슷
수학, 변별력 확보 평가 엇갈려
영어, 6월 모평보다는 어려워

2023년 전국연합학력평가(9월 모평)가 치러진 6일 오전 부산 중구 남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3년 전국연합학력평가(9월 모평)가 치러진 6일 오전 부산 중구 남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정부의 수능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 이후 처음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EBS와 학원가에서는 킬러 문항이 사라진 대신 킬러 문항에 준하는 ‘준킬러’ 문항이 다양한 유형으로 출제돼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6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139개 고등학교와 485개 학원에서 9월 모의평가가 치러졌다. 이번 모의평가는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된 첫 시험으로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관심을 모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킬러 문항은 배제했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입시업계는 이번 시험을 두고 킬러 문항은 배제됐지만 학생들이 까다롭게 느낄만한 준킬러 문항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의 경우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초정밀 저울과 압전효과를 다룬 11번 문항, 신분제도를 다룬 16번 문항 등은 변별력을 확보한 일종의 ‘준킬러’ 문항으로 평가했다.

EBS 현장교사단은 “킬러 문항은 배경지식이나 문제풀이 기술이 있어야 접근할 수 있는 문항”이라며 “이번에는 지문에 충분한 정보가 있었고 그것을 분석하고 적용시키는 부분에서 변별력을 갖췄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 서순혁 교육연구사는 “화법과 작문 복합 세트와 언어 문제들에서 선지(보기 문항)들을 모두 꼼꼼히 확인해야 해 시간 소요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킬러 문항이 사라진 뒤 최대 관심사였던 변별력 확보 여부를 두고 수학에서는 교사들과 입시업계 반응이 엇갈린다. EBS 현장교사단은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 확보가 가능했다”라고 본 반면 학원가에서는 “매우 쉽게 출제돼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BS 현장교사단은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문항은 지난 수능과 비교해 적어지거나 많아지지 않았다”고 분석한 반면 종로학원은 “고난도 문제가 6월에 비해 매우 쉽게 출제돼 최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만점자와 동점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어영역은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어 역시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지문을 바탕으로 한 기존의 킬러 문항 대신 문제의 선지를 학생들이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문제들이 다소 출제돼 난도를 높였다.

서 교육연구사는 “수험생에게 큰 혼란을 줄만큼 지문이 길거나 논점이 복잡한 문항은 보이지 않았다”며 “중간 정도의 난이도를 보이던 문항들의 난도가 소폭 상향 조정돼 전체적인 난도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시도가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9월 모의평가 지원자는 원서접수자 기준 47만 5825명으로 지난해 9월 모의평가 때보다 1만 3545명 줄었다. 하지만 졸업생 등 이른바 N수생은 10만 4377명(21.9%)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9월 모의평가 성적은 다음 달 5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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