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부산 정치권, 민심 선점용 오염수 대응 ‘극과 극’
국힘, ‘수산물 소비 릴레이’ 돌입
횟집 식사 등 자영업자 다독여
민주, 위원회별 천막 농성장 운영
이재명 대표 동조 단식 힘 보태
국민의힘 전봉민 부산시당위원장이 최근 ‘우리 수산물 소비 릴레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수영구의 한 횟집에서 식사를 실시했다. 전 위원장이 든 푯말에는 ‘우리 수산물 안전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전봉민 의원실 제공
부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가 내년 총선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부산 여야가 오염수 방류 대응에 극과 극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민심 향배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횟집 등 자영업자를 챙기며 오염수 방류 여파 진화에 적극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동참하는 등 투쟁 국면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지난달 24일부터 ‘우리 수산물 소비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내 수산물을 판매하는 음식점을 방문해 수산물을 먹은 인증샷과 수산물 소비 독려 메시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이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 논쟁을 피하는 대신 횟집 등 오염수 방류로 피해를 우려하는 골목 자영업자를 실질적으로 도와 지역 민심을 다독이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수산물 소비 릴레이 캠페인의 첫 번째 주자는 전봉민(부산 수영) 부산시당위원장으로 최근 지역구 내 횟집을 찾아 식사를 하고 오염수와 관련한 현장 반응을 수렴했다. 식사 후 인증샷과 함께 “민주당의 잇따른 후쿠시마 정치괴담으로 우리 수산업계와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말 안타깝다. 국내 수산물을 많이 이용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SNS에 게재했다.
전 위원장은 다음 차례로 이헌승(부산진을) 국회의원을 지목했다. 이 의원도 지난 3일 식사를 한 후 다음 주자로 정동만(기장) 국회의원과 부산진구의회 박현철 의장을 지목했다. 부산 국민의힘은 오염수 방류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수산물 소비 릴레이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 위원장은 “오염수 방류가 사작된 이상 지역 소상공인들은 정치적 논쟁보다 실질적인 피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며 “앞으로 릴레이를 통해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2차 부산시민대회’가 지난 2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열렸다. 정종회 기자 jjh@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5일부터 18개 지역위원회별로 ‘국민항쟁 천막 농성장’을 설치하고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방조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부산 민주당 지역위원장들은 지난 2일 동구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2차 부산시민대회’에 참석한 뒤 긴급회의를 열어 지역위원회별 천막 농성장 운영을 결의했다.
부산 민주당의 천막 농성은 오염수 방류 비판 여론을 결집시켜 총선 초반 기선을 잡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부산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도 이어지고 있는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노림수도 엿보인다. 민주당은 천막 농성을 통해 원전 오염수의 실체와 해양 방류의 문제점을 담은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이번 사태를 유엔 인권위에 진정하기 위한 QR코드 홍보와 서명 운동도 펼친다.
특히 민주당 조영진 전 부산진을지역위원장은 6일부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오염수 방류에 맞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 힘을 보태기 위해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홍순헌(해운대갑지역위원장)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오염수 관련 정보를 숨기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맞서 국제원자력기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원자력 석학들이 참여해 다시 한 번 검증해야 한다”며 “단 1%라도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는 위험 요소가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