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부선 출구 찾는데… 끝 모를 이재명의 ‘끝장 단식’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인터뷰서 “조건 없다” 재차 강조
“조건 있다” 친명 입장과도 배치
비명계 “명분, 실리 없어 멈춰야”
정의 “정치 개혁 선언하며 종료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과 관련 ‘출구 전략’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 스스로도 “(단식을)끝내는 조건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 단식 중단 요구가 표출됐고 정의당에서도 “출구 전략을 찾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6일 공개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이 겪는 고통을 함께 느끼고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거 해 주면 (단식을)안 할게, 저거 하면 안 할게, 이렇게 말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은 목숨을 걸어야 될 만큼 세상이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내각 개편, 국정 쇄신 등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도 단식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밝힌 셈이다. 이 대표의 발언은 친명(친이재명)계의 설명과 배치된다.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개편 등이 이 대표 단식 중단의 조건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여가부, 국토부, 국방부 등 명확히 책임이 있는 부처”를 개각 대상으로 지목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중단 요구가 나왔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단식을 멈춰 달라'면서 '(단식은)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멈추고 뒤로 물러서는 것도 때로는 더 큰 용기'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출구 전략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6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단식의 목표가 명확치 않다”면서 “정치 개혁에 제1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단식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단식은 시작과 마찬가지로 마무리도 알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갑작스럽게 단식을 선언했고,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단식 선언의 결정적 계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단식 중단 조건이 없다고 밝히면서 건강 악화로 인한 중단 이외에 다른 가능성도 차단돼 단식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식을 계기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비명계 퇴출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위원 전원 해임과 손준성 검사 등 검사 5명 탄핵 소추를 요구하는 의원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혁신회의는 그들의 주장에 찬성 혹은 반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을 오는 12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