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적자 허덕이면서도 인건비 늘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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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손실로 5년간 고용 줄여
인건비는 2020년 이외 해마다 증가
“업계 고통 때 벡스코 임금만 올라” 지적

부산 벡스코 1전시장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벡스코 1전시장 모습. 부산일보DB

벡스코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적자에 허덕이며 인력을 줄이면서도 인건비 지출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전 사태 등에서 드러났듯이 시설 운영에는 소홀하면서 배 불리기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일보〉가 6일 2018년~지난해 최근 5년간 벡스코 ‘인원 및 인건비 공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임원, 정규직, 비정규직을 포함한 벡스코 전체 직원은 2021년까지 꾸준히 줄었다. 2018년 116명이던 벡스코 직원은 2019년 104명, 2020년 90명, 2021년 89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에는 93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인건비는 2020년 한 차례 떨어진 것 외에는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 55억 352만 원에서 2019년 59억 818만 원까지 오른 뒤 2020년에 53억 3741만 원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 58억 8354만 원을 찍은 뒤 2022년에는 62억 138만 원까지 기록했다.

인건비를 전체 직원 수로 나눈 단순 ‘1인당 인건비’의 증가세는 더 두드러졌다. 2018년 4744만 원에 불과하던 1인당 인건비는 2019년 5680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후에도 2020년 5930만 원, 2021년 6610만 원, 2022년 6668만 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일각에선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인건비 상승률이 높지 않다고 반론한다. 하지만 이 기간은 코로나19로 벡스코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 시기이기에 직원 1인당 인건비 상승은 ‘내 배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2020년 벡스코 매출은 142억 원으로 전년보다 56.3%(183억 원) 급감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매출액이 각각 202억 원, 342억 원 등으로 올랐지만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 349억 원에는 여전히 못 미친 수치다. 영업손실도 2020년 125억 원, 2021년 23억 원, 2022년 100억 원 등을 기록했다.

지역에서는 2023년 경영 목표를 ‘포스트 코로나 선도를 통한 제2의 도약’으로 정하고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딛고 마이스 산업에서 다시 한번 성장하겠다는 벡스코의 약속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 벡스코가 부산시 경영평가에서 6년 연속 최고 등급, ESG 선도기관으로서 지역탄소중립 활성화 우수단체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등 ESG 분야에서 3건의 상을 수상하며 ESG 경영 문화 확산을 이끌었다고 자신하는 데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마이스 업계에서는 벡스코가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상생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업계 관계자는 “마이스 업계 모두 고통의 시간만 보내던 시기에도 벡스코 직원 임금은 꾸준히 올랐다”며 “지역과 함께하지 않은 채 벡스코만 생존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힐난했다. 마이스 플랫폼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부산 사회에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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