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철도 총파업… 열차 운행 차질 ‘불가피’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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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역에서 출정식
노조 “수서행 KTX 투입을”
국토부·부산시, 대책 마련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4~18일 1차 총파업에 들어간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철도노조 총파업에 따라 부산지역 열차 운행이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산시도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철도노조는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1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노조는 조합원 약 1만 1300명이 총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 부산본부는 조합원 2000명과 함께 14일 오전 11시 부산역 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

철도노조 총파업 돌입에 따라 여객과 화물 운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14일 부산역 기준으로 KTX가 기존 106회에서 74회로 평상시 대비 70%가 운행된다. ITX-새마을 열차는 기존 20회에서 16회로, 무궁화 열차도 기존 36회에서 25회로 줄어든다. 광역철도인 동해선도 기존 104회에서 78회로 축소된다.

코레일 측은 15일부터 18일까지 열차 운행률이 14일과 비슷하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노사 합의로 인한 파업 철회, 추가 인력 배치 등 여러 변수가 많아 향후 운행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도 철도노조 총파업에 대비해 비상 수송 대책을 가동한다. 부산시는 철도 파업에 대비해 경부선·동해선과 구간이 겹치는 24개 시내버스 노선에 예비 버스 25대를 추가로 배치할 생각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부터 수서발 SRT의 진주·여수·포항 구간을 왕복 2회 운행 확대해 운영했다. 대신 주중 (월∼목요일) 경부선 SRT 운행을 왕복 40회에서 35회로 축소했고 이로 인해 수서~부산 SRT 좌석 수는 하루 최대 4920석 줄었다. 국토부는 부산~서울 KTX 왕복 3회 증편, 부산~수서 간 예매 좌석 할당 비율 상향 조정, 2027년까지 SRT·KTX 도입 시 경부선에 최대한 투입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철도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시행 △성실교섭 촉구 및 합의 이행 등을 요구한다. 수서행 KTX 도입은 노조 총파업 핵심 요구 사항이다. 특히 이번 정부의 SRT 노선 확대에 따라 부산시민 이동권 침해가 생기면서 이에 대한 부산지역의 반발도 거세다. 결과적으로 열차가 새로 도입되는 2027년까지 부산시민들은 열차가 줄어든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내놓은 대책도 부산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부산~수서 간 예매 좌석 할당 비율을 평소보다 상향 조정해 주중 하루 평균 391석을 늘렸다. 줄어든 좌석에 비해 예매 좌석 할당 비율도 낮다. 좌석 할당 상향 조정은 일부 좌석을 부산으로 향하는 승객만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인데, 다른 지역의 좌석 이용은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사실상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철도노조 부산본부 관계자는 “철도노조의 파업은 시민 불편을 줄이는 파업이다. 분리 운영으로 시민 불편을 키우는 것보다, 수서행 KTX 열차 투입과 고속철도 통합 등으로 효율적으로 열차를 운행해 현재의 좌석 부족과 혈세 낭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파업에 돌입해도 필수유지인력은 근무를 이어 나갈 예정으로 시민의 안전한 열차 이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13일 오전 9시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국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대체인력 투입 등 계획을 밝혔다. 먼저 수도권 1호선, 동해선 등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시의 75% 수준, KTX 운행률은 평시의 68% 수준으로 운행한다. 특히 광역전철 운행률은 오전 7~9시 출근시간대에는 90%, 퇴근시간대인 오후 6~8시는 80% 운행할 계획이다.

대체인력은 코레일 내부와 국가철도공단 등에서 모두 4950명이 투입된다. 이 가운데 기관사는 496명 승무원은 999명, 기타인력 3455명 등이다.

이번 파업이 진행되면 9월 14~17일 나흘간 총 1170개 열차가 운행 중지된다. 조정된 열차현황은 코레일 홈페이지와 ‘코레일톡’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열차 지연상황은 홈페이지과 코레일톡으로 실시간 안내하고 역사 전광판과 방송을 통해서도 안내된다.

국토부는 “현 정부에서 ‘철도 민영화’는 전혀 검토한 바 없고 ‘철도 통합’은 장기간 논의를 거쳐 코레일과 에스알의 현 경쟁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수서행 KTX 운행은 선로사용료와 운임체계가 다르고 차량 상호간 인터페이스 등 안전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정부정책에 대해 파업을 통해 일방적 주장을 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파업계획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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