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명계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주장’ 본격화(종합)
‘표결 보이콧’ 주장도 다시 제기
비명계 급격히 위축… 말 아껴
국힘 ‘돌고 돌아 이재명 방탄’ 비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가 급격히 위축됐다. 비명계 인사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나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당대표가 단식을 하는 데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친명계에선 또다시 체포동의안 표결 보이콧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시작된 이 대표의 단식은 13일로 2주를 채웠다. 이 대표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계단을 내려올 때 주변에서 부축을 하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에 이어 13일에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단식 정국’이 이어지면서 당내에선 친명계 이외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비명계 일부 인사는 ‘태도 변화’도 드러냈다. 그동안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강하게 비판했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와 다른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데 불체포특권 이야기를 하는 게 맞느냐”면서 “2주간 단식한 사람이 있는데 너무 비정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월에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앞으로 민주당은 방탄 말고는 국민 앞에 보여들릴 게 없고 총선도 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표 퇴진을 주장해 온 이상민 의원도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 중이기 때문에 비대위 체제 운운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 단식에 비명계가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자 친명계는 본격적으로 체포동의안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강성 친명계에선 체포동의안 표결 보이콧 주장이 다시 나왔다. 보이콧은 부결과 달리 표결 참여자를 구분할 수 있어 친명계의 이른바 ‘수박’(배신자) 색출이 가능한 전략이다.
친명계인 민형배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영장 청구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공격인데 왜 거기(법원)까지 가서 방어해야 되느냐. 여기(국회)서 방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체포동의안) 투표를 거부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의 경우 표결을 보이콧하면 다음 본회의에 다시 상정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 민 의원은 “(국회)의장이 상정을 안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진표 국회의장이 체포동의안을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는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그걸 당론 사안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지금으로선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에 공언한 불체포특권 포기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돌고 돌아 또다시 ‘방탄대오’를 갖추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