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해체 9개월 남았는데… 전문성 부족 인력 투입될 판(종합)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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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양성 681명 중 396명
사내교육 기간 겨우 3일 불과
90일 특화 과정 수료는 3명 뿐
필요 예상 인력 904명에 미달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전경. 부산일보DB

내년 6월 ‘해체 승인’을 목표로 하는 고리원전 1호기와 관련, 해체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681명의 원전 해체 인력을 양성했다고 밝혔지만 이 가운데 396명은 교육 기간이 3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무소속 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은 13일 “고리 1호기 원전 해체 승인이 9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해 해체할 수 있는 실증인력이 전무하다”며 정부가 내실 있는 실증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에는 원전 25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가 영구정지돼 원전 해체를 준비 중에 있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최초 발표한 계획은 ‘2022년 6월 승인을 시작으로 2032년 12월 해체 종료’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의견수렴 관련 시행령·고시 개정으로 인해 예정보다 2년이 지연된 ‘2024년 6월 원전 해체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의원실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1개의 원전 해체를 위해 한수원은 해체 준비 55명, 안전 관리 273명, 제염·철거 452명, 부지 복원 124명 등 총 904명의 해체인력을 예상하고 있다. 한수원은 2014~2022년 사내 10개 과정, 국내 위탁 8개 과정, 해외 위탁 9개 과정의 교육훈련을 통해 681명의 원전 해체 인력을 양성했다.

그러나 원전 해체 교육과정별 기간이 최소 3일에서 최장 90일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한수원의 사내교육 10개 과정을 통해 수료한 386명의 교육 기간은 단 3일에 불과했다. 가장 긴 90일 동안 해외 원전해체 전문특화교육을 수료한 인원은 3명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2020~2022년 기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보류된 상황이다.

박 의원은 “정부는 원전 해체 인력 양성을 위해 국내외 위탁 과정 등을 진행했으나 실제 교육 일수는 짧으면 3일에 불과하다”며 “원전 해체를 목전에 두고 해체 인력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리 1호기 원전 해체 승인 시점이 당초 2022년 6월에서 2년이 연기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원전해체산업 발전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정 신설 등 내실 있는 인력 양성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약 462조 원으로 추산되며, 2020년대 후반부터 초기 원전 도입국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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