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아시아 밖의 세계, 영화로 보는 세상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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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시네마 / 플래시 포워드

월드 시네마 섹션 22편 선정
일상의 아름다움 전달 ‘히어’
학교·노인 문제 다룬 영화도

‘끝없는 일요일’ ‘하늘을 달려’
비아시아권 신인 감독 영화 눈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히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히어’ 스틸 컷. BIFF 제공

아시아 영화만 있으면 아쉽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세계 곳곳의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다. 독창적 세계를 표현하거나 국제적으로 검증된 아시아 밖 영화가 부산 관객을 만난다.

올해 ‘월드 시네마’ 섹션에는 총 22편이 선정됐다. 비아시아권 중견 작가·신인 감독의 신작과 국제영화제 수상작 등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벨기에 바스 데보스 감독 ‘히어’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남성과 식물학자인 여성이 숲에서 만나는 이야기다. 사소한 일상이 아름답단 걸 상기시킨다. 서승희 프로그래머는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깨물어 주고 싶은 작품”이라 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아모레의 마지막 밤’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아모레의 마지막 밤’ 스틸 컷. BIFF 제공

이태리 안드레아 디 스테파노 감독 ‘아모레의 마지막 밤’은 잘 만들어진 누아르 작품이다. 서 프로그래머는 “스릴감이 넘치고 미장센이 좋은데 메시지도 깊다”며 “한국 배우로 대체해도 문제없을 정석 같은 영화”라고 밝혔다.

독일 일커 차탁 감독 ‘티처스 라운지’는 학교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 프로그래머는 “교사와 학생 입장이 부각되며 학교가 엉망진창이 된다”며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지며 범상치 않게 끝나는 영화”라고 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모든 것의 설명’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모든 것의 설명’ 스틸 컷. BIFF 제공

헝가리 가보르 레이츠 감독 ‘모든 것의 설명’ 역시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시작한다. 박가언 프로그래머는 “한국처럼 양극화된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불가리아·독일 작품인 스테판 코만다레프 감독 ‘블라가의 마지막 수업’은 노인 문제를 다룬다. 박 프로그래머는 “전 재산을 보이스피싱으로 날린 70대 여성이 종횡무진하는 영화”라며 “심리적 긴장감을 잘 표현했으며 엔딩이 놀랍다”고 했다. 북유럽 작품인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 ‘약속의 땅’은 주인공인 덴마크 군인이 선악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더 킹 타이드’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더 킹 타이드’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본인 출연, 제리’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본인 출연, 제리’ 스틸 컷. BIFF 제공

캐나다 크리스찬 스팍스 감독 ‘더 킹 타이드’도 기대작이다. 파도에 바닷가로 떠밀려 온 소녀는 주민들을 치유하고, 물고기 떼를 연안으로 모으는 능력이 있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성인을 위한 동화 같은 분위기에 사람들이 빠져들 것”이라며 “후반까지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작품”이라 했다. 파스칼 플란테 감독 ‘레드 룸스’는 법정이 배경인 캐나다 작품이다. 연쇄살인범 재판에 참석하는 여성 2명이 펼치는 심리 스릴러물로 큰 기대를 모은다.

미국 라우 첸 감독 ‘본인 출연, 제리’는 극영화처럼 느껴지는 다큐멘터리다. 박 프로그래머는 “마지막에 다큐멘터리라 인식하게 되는 독특한 영화”라며 “올해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으로 관객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끝없는 일요일’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끝없는 일요일’ 스틸 컷. BIFF 제공

올해 ‘플래시 포워드’에는 8편이 소개된다. 독창적인 영화 세계를 선보이는 비아시아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작품이다. 이태리 알랭 파로니 감독 ‘끝없는 일요일’은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빈민촌에 사는 청소년 셋이 등장하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호주 누라 니아사리 감독 ‘셰이다’는 호주에 사는 이란 여성이 남편과 별거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모성애를 그리는 영화로 한국인 정서에 잘 맞을 듯하다”며 “실화를 옮겨놓은 것처럼 완숙함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하늘을 달려’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에 초청된 ‘하늘을 달려’ 스틸 컷. BIFF 제공

멕시코 아리아가 남매가 연출한 ‘하늘을 달려’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박가언 프로그래머는 “미성년자들이 아버지를 앗아간 교통사고 주범을 찾아 차를 타고 떠나는 로드 무비”라며 “복수는 쉬워도 용서는 어렵고, 상실의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단 걸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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