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온열질환자 80% 증가… 일일 사망자 수 ‘역대 최다’
올해 온열질환자 2818명 발생, 32명 사망
7월 29일 하루 7명 사망…역대 최다 기록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 7월 3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인근에서 시민들이 지열로 이글거리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올여름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8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온열질환으로 인한 일일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해로 기록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를 운영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 기간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2818명으로, 지난해(1564명)보다 80.2% 늘었다.
올해는 역대 일일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 7월 29일 하루에만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감시 체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가장 많은 수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꼽히는 2018년(6명)보다도 더 많은 수치다.
올해 전체 기간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총 32명으로 지난해 사망자(9명)의 3.6배에 이른다. 2018년(48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80세 이상 연령층이 16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장소별로 보면 실외에서 쓰러져 사망한 경우가 26명(81.3%)으로 가장 많았다. 사망자의 추정 사인은 주로 열사병(90.6%)이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남(6명), 경북·전북(각 4명), 충북·전남(각 3명) 순이었다.
시기별로는 7월 하순~8월 초순에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7월 하순에는 11명, 8월 초순에는 14명이 숨졌다. 온열질환자도 8월 초순에 918명(32.6%)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7월 하순에는 573명(20.3%)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6월~8월) 전국의 평균 기온은 24.7도로, 1973년 이래 역대 4번째로 높았다. 부산·울산·경남의 평균 기온은 25.1도로, 이 역시 1973년 이래 역대 4번째를 기록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기후변화에 의해 앞으로 폭염은 더욱 길고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한 혹서기를 보내기 위해 건강 수칙을 잘 준수해 주길 바란다”면서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해 한파로 인한 건강 피해 발생 현황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