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뤼크 베송’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까지… 부산 누비며 분위기 달군 해외 거장들(종합)
뤼크 베송 “한국 영화가 가장 살아 있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 ‘괴물’로 팬 만나
이와이 슌지 ‘키리에의 노래’ 초청 받아
베르트랑 보넬로 “한국 영화 세계적 인기”
영화 '괴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지난 7일 오후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세계 영화계를 이끄는 거장 감독들이 가을날 부산을 찾아 영화 축제를 들썩였다. 프랑스 거장 뤼크 베송 감독과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이시이 유야·이와이 슌지 감독 등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여러 행사에서 관객을 만났다. 신작을 들고 부산을 찾은 감독들은 본인의 작품 세계뿐 아니라 영화 뒷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프랑스·일본 거장들 부산 나들이
영화 ‘레옹’ ‘그랑블루’ 등으로 유명한 뤼크 베송 감독은 신작 ‘도그맨’을 들고 부산을 찾았다. 감독은 지난 6일 밤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상영에서 관객과의 대화(GV)를, 이튿날인 7일에는 국내외 언론과 만나 신작 연출 계기와 영화 철학 등을 이야기했다.
뤼크 베송 감독은 “야외극장 상영에서 많은 분이 내 영화를 좋아해 줘 감동이었고,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신작에선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자신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어려움을 벗어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에 대해서는 “한국 영화계는 10년 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살아 있다”면서 “예전에 프랑스 영화가 했던 역할을 지금은 한국 영화가 하고 있다”고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뤼크 베송 감독이 7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화 ‘도그맨’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황예찬 인턴기자 제공
2018년 영화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지난 7일 밤 관객을 만났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을 연출한 고레에다 감독은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다.
그는 야외극장에서 신작 ‘괴물’ 상영 전 무대에 올라 영화 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올해 BIFF에서 국내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예매 시작 5분 만에 4400석이 매진됐고,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엔 큰 박수를 받았다. 감독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며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 감독과 사카모토 유지 작가와 협업이라는 값진 경험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위상 높아진 한국영화…‘극찬’ 이어져
6일 오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열린 '키리에의 노래 오픈토크'에 참여한 이와이 슌지 감독이 인사를 하고 있다. 황예찬 인턴기자
영화 ‘러브레터’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 감독도 영화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이와의 슌지 감독은 자신의 신작 GV에 참석해 관객과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올해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키리에의 노래’로 초청됐다. 그는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여 년 전 ‘4월 이야기’라는 작품이 BIFF에 초청돼 인연을 맺었는데 다시 부산에 와서 좋다”고 했다. 그는 “‘러브레터’ 흥행 후 한국 팬분들이 저를 볼 때마다 영화 속 대사인 ‘오겡끼데스까’라고 인사를 한다”면서 “그때부터 한국이라는 나라가 마치 친척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신작 주연을 맡은 배우 히로세 스즈도 이 자리에서 “고레에다 감독님에게 부산에서 가장 맛있는 간장게장 가게를 물어보기도 했다”며 부산에 온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2014년 '생 로랑'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6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더 비스트’로 부산을 찾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보넬로 감독은 봉준호·홍상수 감독 등을 언급하며 “오늘날 한국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한국 사례를 따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단편소설 ‘정글의 짐승’을 원작으로 만든 신작에 대해선 “사랑, 공포, 불안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감정을 다루는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