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액션 게임 하면 떠오르는 부산 대표 회사 될래요” [Up! 부산 스타트업]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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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넥스트스테이지

동아대 컴공 출신 4명 함께 창업
모바일 게임 2편 연속 출시 이어
콘솔 게임 ‘울트라 에이지’ 호평
20억대 투자 유치도 업계 화제

넥스트스테이지 창업 멤버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본사에서 자사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문수 이사, 박준수 이사, 강현우 대표, 장재훈 이사.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넥스트스테이지 창업 멤버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본사에서 자사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문수 이사, 박준수 이사, 강현우 대표, 장재훈 이사.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2015년 일본 도쿄 인디게임 페스티벌 참가는 부산 대학생 4명의 인생을 뒤흔들어 놨다. 동아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주)넥스트스테이지 강현우(33) 대표와 대학 동기가 만든 프로토타입(시제품 출시 전 제품 원형)이 생각보다 큰 호응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대학 4학년, 취업을 앞둔 대학생 4명은 부산에서 게임회사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발을 들였다.

■독학으로 시작한 게임 개발

하이 스피드 액션 게임을 좋아하던 강 대표는 군 복무 시절 본격적으로 게임기획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저녁마다 책을 보면서 게임기획과 개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공학과이다 보니 컴퓨터 프로그래밍이야 할 수 있었지만 게임 개발 자체는 독학한 셈입니다. ” 강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2013년 문체부가 주최한 글로벌 게임 제작 경진대회에서 강 대표를 필두로 장재훈 이사가 함께 만든 첫 게임 프로토타입이 덜컥 상용화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는 등용문으로 유명한 대회인데요. 게임 개발을 독학으로 익힌 이후 여러 게임사의 개발 외주를 맡으면서 한번 도전해 봤는데, 상을 받은 게 취업보다는 창업으로 마음을 확실히 굳힌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경진대회를 준비하면서 UI(사용자 환경) 파트를 도와달라는 강 대표의 요청을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경진대회 은상까지 받으면서 ‘우리가 만든 아이템이 괜찮나 보다’ 생각하게 됐습니다.”(장재훈 이사)

강 대표는 대학 동기 중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박준수·이문수 이사를 설득해 4명이 힘을 모아 넥스트스테이지를 설립했다. 창업 자금은 강 대표가 게임 개발 외주를 하면서 모은 돈을 기반으로 했다.

“확실히 2015년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지원으로 참가했던 도쿄 인디게임 페스티벌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부산 인디게임 페스티벌이 없을 때였는데, 우리가 만든 프로토타입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을 보고 확신이 생겼죠. 마침 그때 부산글로벌게임센터가 개소해서 사무실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3작품 연속 개발 ‘호평’

넥스트스테이지 설립부터 콘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적은 인원으로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이들이 처음 만든 프로토타입도 모바일 액션 게임이었다.

그렇게 내놓은 첫 작품이 2016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다이스 이즈 캐스트’다. 한국 플레이 스토어 유료 게임 순위에서 1위에 오른 적이 있을 정도로 게임 팬의 관심을 끈 작품이다. 그해 넥스트스테이지는 글로벌 게임 제작·유통회사인 에픽게임즈로부터 한국에서 2번째로 ‘데브 그런트’ 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에픽게임즈 게임 개발 도구인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을 만든 제작사가 대상이다.

넥스트스테이지는 연이어 2017년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아크’를 내놓는 등 모바일 게임으로 꽤 인상적인 데뷔를 한 기업이 됐다. 하지만 원래 꿈이었던 콘솔 게임 개발에 대한 꿈을 놓치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에 비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콘솔 게임 개발을 위해 게임 그래픽 디자인 전문 회사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그렇게 나온 3번째 작품이 첫 콘솔 게임 작품인 ‘울트라 에이지’입니다. 2021년 출시 이후 2022년에 PC 게임으로도 출시했고요. 액션에 강점이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고 자부합니다.”

대형 게임 개발사가 아닌 소규모 개발사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은 게임 업계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넥스트 스테이지는 업계에서 인정받고 투자 유치도 했다. 2019년 부산 대표 게임회사인 트리노드(포코팡 개발사)의 모회사인 스탠드컴퍼니, 라구나인베스트먼트로부터 8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스탠드컴퍼니로부터 추가로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부산 대표 게임사 꿈꿔

강 대표를 비롯한 창업멤버의 꿈은 같다. “일본 오사카에 플래티넘게임즈라는 게임회사가 있습니다. 일본 도쿄가 아닌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액션 게임하면 떠오르는 대표 기업이거든요. 넥스트스테이지가 부산 콘솔 액션 게임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산에서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은 변함이 없습니다.”

4명이서 출발한 회사는 이제 16명의 게임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가 근무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4번째 작품 ‘프로젝트 LC’(가제)를 개발하는 데 한창이다.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2D 콘셉트 아트를 인공지능으로 제작하고 3D 배경을 사람이 만드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챗GPT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질의응답을 반복하면서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만들고 있죠. 나중에는 인공지능을 개발 엔진에 접목해 보고 싶습니다.”

이들의 4번째 게임은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스트스테이지는 처음부터 잘했던 회사라기보다 조금씩 잘하는 것을 하면서 성장한 회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콘솔 액션 게임에 관심 있는 예비 개발자가 있다면 많이 지원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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