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샤오치아 뤼가 지휘할 ‘라흐마니노프와 프로코피예프’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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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향 17일 정기 연주회 지휘
세계 3대 지휘 콩쿠르 모두 우승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등 연주
백주영 협연 프로코피예프도 기대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05회 정기 연주회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 초청 지휘자 샤오치아 뤼. 부산시향 제공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05회 정기 연주회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 초청 지휘자 샤오치아 뤼. 부산시향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지휘자를 위한 1분’에는 “지휘는 큰 산과 같아서 점점 다가갈수록 커져서 내 안에 넣기 힘들죠!”라는 대사가 나온다. 지휘자는 누구보다도 하나의 작품을 꿰뚫고 있어야 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견해를 듣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공연 당일에는 작곡가의 의도를 청중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할 만큼 지난한 작업임을 암시하는 말이다. 그래서 같은 곡이라도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서 감동의 깊이가 달라진다.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05회 정기 연주회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가 주목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부산시향 정기 연주회는 대만의 국보급 지휘자로 지칭되는 샤오치아 뤼(63)가 지휘봉을 잡는다. 연주곡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바이올린 협연 백주영·서울대 교수·연주 시간 약 28분)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연주 시간 약 60분)이다.

13일 부산에 온 샤오치아 뤼는 부산시향과 첫 연습을 했다. 중간 휴식 시간, 부산시향 단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웅성웅성했다고 한다. 몇몇 단원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혹시 이번 공연 취소 표가 나오면 예매부터 해라”는 내용이었다. 공식적으론 이번 부산시향 정기 연주회는 매진 상태. 공연이 임박해서 간간이 취소 표가 나오기 때문에 그거라도 구해서 이번 공연은 꼭 보러 오라고 지인에게 한 전화였다.

겨우 첫 연습을 했을 뿐인데 그렇게 빨리 반응이 오는가 싶어서 임홍균 악장한테 물었다. “샤오치아 뤼 지휘자가 그렇게 대단한 분인가요?” 그러자 임 악장은 “저는 익히 알고 있는 분이었지만, 단원들도 진짜 마에스트로가 왔다고 정말 좋아하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객원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관계는 쌓아 올리는 게 아니라 첫눈에 반하는 것 같다”면서 “작업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지휘봉 하나로 모든 걸 표현하는 지휘자는 하루만 맞춰 봐도 잘 알 수 있다”고 극찬했다.

샤오치아 뤼는 세 개의 메이저 국제 지휘 콩쿠르(1988년 프랑스 브장송 지휘 콩쿠르, 1991년 이탈리아 트렌토의 안토니오 페드로티 지휘 콩쿠르, 199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키릴 콘드라신 지휘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한 매우 드물고 놀라운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베를린 도이체 오퍼, 네덜란드 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극장과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음악감독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2010년 이후에는 고국으로 돌아가 대만국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을 지냈으며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05회 정기 연주회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 협연자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서울대 교수. 부산시향 제공 부산시립교향악단 제605회 정기 연주회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 협연자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서울대 교수. 부산시향 제공

이번에 부산시향이 들려줄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은 지난 2018년 제545회 정기 연주회에서 최수열 지휘로 선보인 적이 있다. 또한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할 백주영 교수는 2007년 리신차오 지휘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부산 관객을 만난 뒤 오랜만에 부산시향과 호흡을 맞춘다. 공연 문의 051-607-3122.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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