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부는 그만… 기본 개념 정리·컨디션 조절 ‘마무리’
수능까지 단 이틀, 대비법은
틀린 문제 유형별 정리 집중을
국어, 영역별 기본 개념 재확인
영어, 시험 때 집중력 관리 변수
수학, 문제 정확히 읽고 풀어야
6시간 수면 등 컨디션 유지 초점
오는 16일 수능을 앞두고 현장 교사들은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기보다는 틀린 문제들을 다시 살펴보고 관련 개념을 정리하는 마무리 공부법을 추천했다. 부산 중구 남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지난 9월 모의고사를 치르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6일 전국에서 50만 4588명이 시험대에 오른다. 더 이상의 공부보다는 완벽한 ‘수능 모드’가 필요한 시기다. 생체 리듬을 수능에 맞추고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는 것이다. 오랜 기간 학교 현장에서 고3 수험생들을 지켜봐 온 베테랑 입시 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험 날 활짝 웃을 수 있는 대비법을 정리해봤다.
■막판 스퍼트는 ‘독’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학습량이 많은 학생이나 학습량이 적은 학생이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불안감다. 학습량이 많은 상위권 학생의 경우 불안한 마음에 책을 폈다가 모르는 개념, 헷갈리는 개념을 마주할 경우 불안감은 극에 달한다.
현장 교사들은 학습량이 어느 정도 있는 학생들에게 ‘막판 스퍼트’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신이 실수한 문제들을 다시 찾아보고 왜 실수했는지를 확인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실수한 문제들을 유형별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하위권 학생들은 고3 동안 시험 친 모의고사 문제들 중에서 틀린 문제들을 다시 살펴보고 관련된 개념을 공부하는 것을 마무리 공부법으로 추천한다.
예문여고 오지훈 교사는 “수능 준비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기보다는 이미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고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국어는 EBS 연계 교재, 작성한 오답 노트를 정리해보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수능은 기본적으로 핵심 개념에 관한 문제를 빠뜨리지 않고 출제하므로 영역별 기본 개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에 자주 보았던 쉬운 개념어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아 문항 해결에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문학, 문법, 화작문 등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정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오 교사는 “킬러 문항의 배제 등을 이유로 국어 영역에서도 이전의 어려운 독서, 평이한 문학의 틀에서 벗어난 출제 기조가 나타날 수 있다”며 “ 기존 유형보다 더 세부적인 정보의 확인을 묻는 문항들이 있으므로 지문을 꼼꼼히 보면서 오답지를 배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은 킬러 문항을 줄이고 준킬러 문항들이 늘어나면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00분의 시간을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크게 시간을 나누고, 각각 풀이 시간과 검토 시간을 따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 공통 과목의 문항 수가 22문항이고 선택 과목의 문항 수가 8문항이므로 선택 과목을 풀고 검토하는 시간이 30분 이내가 되어야 적당하다.
양정고 최경해 교사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면,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15번, 22번, 30번에 제일 어려운 문제가 배치될 것이라고 생각해 지레 짐작으로 문제를 제대로 풀어보지 않은 학생들이 낭패를 봤다”며 “기존에 출제되었던 문항 번호와 유형 등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읽지 않고 기존 관념대로 난이도를 결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는 시험 시간 집중력 관리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점심 식사 후 포만감에 졸리거나 앞서 친 국어와 수학 시험이 떠올라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쉬운 시간인 만큼 영어 듣기 방송이 나올 때는 영어 듣기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이 부족할까 봐 평소와 다르게 영어듣기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 시간을 쪼개어 독해 문제를 푸는 경우도 있지만, 수능이 주는 긴장감과 모의고사의 긴장감은 차이가 있는만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남산고 이근혜 교사는 “실제 시험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실제 수능 시험 시간보다는 5분 정도 짧게 시간을 정해 놓고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들이 13일 오후 부산의 한 학교에 도착한 수능 문답지를 옮기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컨디션 관리 ‘필수’
마지막 마무리 학습과 함께 컨디션 관리도 필수다. 자칫 불안감에 잠을 들지 못하거나 잠을 줄이는 경우가 있는데 갑자기 수면 시간이 줄면 그동안 습득한 내용을 떠올려서 시험 문제를 푸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 반대로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지 않다. 수면 패턴이 바뀌면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 결국 평소와 비슷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자는 게 최선이다. 잠은 최소 6시간 이상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자리에 누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 깊은 잠과 상극이다.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긴장이 지나치면 평소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극심한 긴장감에 신경안정제를 찾는 수험생도 많지만, 복용까지는 신중해야 한다. 약물을 사용해야 할 정도인지를 평가하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변인의 말 한마디도 수험생의 컨디션을 크게 좌우한다. 특히 수험생의 가족이라면 부담을 주는 말보다는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부담감은 긴장을 낳고, 긴장은 뇌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수험생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따뜻한 말로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핵심이다. 시험 성적을 언급하거나 요구 사항을 늘어놓는 건 최악이다. 이 시기 수험생은 불안한 마음에 입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잦은 정보 검색은 심리 안정에 도움되지 않는다. 글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다 보면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부산진고 김지혜 교사는 “지금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거나, 무리한 공부를 해서는 안되는 시기다”며 “수능 당일의 패턴에 맞춰서 본인의 생활 패턴을 맞추고 컨디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절하면서 자주 틀렸던 유형의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