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우려 현실화…금융·건설사 신용도 집중 하향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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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하향 12개사 중 5곳 PF 리스크 원인

최근 신용도가 하향 조정된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일대. 연합뉴스 최근 신용도가 하향 조정된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일대. 연합뉴스

최근 신용도가 하향 조정된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 3곳이 지난 8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채권의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낮춘 기업 수는 총 12개사로 집계됐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5건은 하향 조정 사유에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이 연이어 등급 전망에 타격을 입었다.


등급 전망은 향후 등급 조정의 방향성을 뜻한다. 지금 당장 등급 자체를 조정하지는 않지만 당분간 재무 상태를 관찰하며 해당 방향으로 조정을 검토한다는 의미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종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인 A+은 유지됐지만 등급 전망이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내려왔다. 한기평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지난 9월 말 기준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9800억 원인데 이 중 브릿지론 비중이 57%, 변제순위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중·후 순위의 비중은 73%로 집계됐다. 한기평은 “PF 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실 익스포저 확대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자산건전성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기평은 또 다올투자증권 무보증사채(A)에 대해서도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미 올해 초 계열사였던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매각해 PF발 유동성 위기를 한고비 넘긴 바 있는데 여전히 PF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다른 금융회사들도 ‘PF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할부리스 사업을 영위하는 엠캐피탈(A-)도 최근 나신평과 한신평으로부터 등급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신평은 대신에프앤아이에 대해 부동산 PF 확대로 자산포트폴리오 위험이 커졌다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를 유지한 채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건설사 역시 PF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다. 최근 신세계건설(A)의 경우 브릿지 PF의 본 PF 전환 지연 및 PF 우발채무 증가 등을 이유로 한신평과 한기평으로부터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업계에서는 현재 신평사들의 기업어음(CP) 신용도 정기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PF 리스크에 따른 추가 강등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 "부동산 PF 관련 업종 중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기업 중 실적 부진이나 PF 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실제 등급 조정까지 단행되는 경우도 추가로 나올 것을 본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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