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아니면 가성비, 소비 양극화 '뚜렷'
30만 원 넘는 초고가 샴페인
1만 원 극가성비 데일리 와인
세븐일레븐 두 상품 다 '매진'
1만 원 vs 30만 원 케이크 눈길
소비 성향이 양극화를 보이면서 초고가 제품과 가성비 제품이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의 30만 원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케이크(위)와 신세계푸드의 9980원 ‘꽃카’ 케이크(아래). 각 사 제공
고물가로 양극화 소비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유통업계의 판매 전략도 ‘플렉스’와 ‘짠소비’로 양분화 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0만 원대 고가 샴페인과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불티나게 팔린 반면 보급형 1만 원대 와인과 9900원 케이크를 찾는 손길도 꾸준하다.
이날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34만∼11만 원대 하이엔드급 샴페인 5종이 열흘 만에 1만병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34만 원 대의 파이퍼하이직 레어13과 페리에주에 벨에포크14를 비롯해 5종의 하이엔드급 샴페인을 선보인 가운데 재고가 바닥나자 항공편으로 3000병을 추가 공수했다.
이와 반대로 하이엔드급 샴페인의 인기와 함께 1만 원대 데일리 와인의 인기 역시 꾸준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만 원대로 선보인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은 3주 만에 4만 병이 팔리는 등 편의점 와인 소비 트렌드가 양극화 됐다”고 설명했다. 연말 홈파티와 크리스마스로 수요가 늘어나는 케이크 등 베이커리 분야도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
특급호텔에서는 10만 원이 훌쩍 넘는 케이크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트러플과 푸아그라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30만 원대 초고가 케이크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와 반대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알뜰족을 겨냥한 1만 원 미만 케이크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 간 고급화 경쟁과 밀가루, 우유, 달걀 등 케이크에 사용하는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지난해보다 호텔 케이크 가격은 평균 20~25% 가량 인상됐다”고 전했다.
서울 신라호텔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겨울 트러플과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또 디켐을 활용한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케이크를 30만 원에 시즌 한정판매를 시작했다. 또 서울드래곤시티는 세계 3대 진미인 트러플·푸아그라·캐비어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모엣샹동 샴페인 375ml 세트를 15만 ~18만 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호텔 뿐만 아니라 카페와 일반 베이커리 케이크의 가격도 오르자 마트와 편의점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어난다. 신세계푸드는 케이크를 지난해와 동일한 가격인 9980원에 이마트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동일 제품은 1만 5000개가 팔렸다. 홈플러스 역시 사전 예약 회원을 대상으로 14일까지 1만 원대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소비 양극화는 온라인 쇼핑에서도 나타났다. G마켓이 지난달 자사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빅스마일데이’에서 거래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행·항공권·명품 등 고액 상품군 거래액이 68% 급증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고물가로 지출 줄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스몰 럭셔리’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