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사람의 길 外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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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의 말

김대중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대중 금언집’이 나왔다. 정치 입문 전에 쓴 ‘일본이 진실로 한국과의 친선을 원한다면 과거부터 사과하라’는 내용의 기고문부터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위해 쓴 추천사까지 포함됐다. 55년여 동안의 연설·강연·성명·법정 진술·옥중서신·인터뷰·대담·기념사·저서 등에서 엄선했다. ‘선거는 우리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그의 말이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정진백 엮음/태학사/488쪽/2만 5000원.



■일하다 아픈 여자들

여성의 노동은 쉽게 무시되거나 과소 평가되고 왜곡된다. 6명의 글쓴이가 19명의 여성 노동자, 장애여성노동자, 성소수자 노동자, 산재 피해자 가족을 만났다. 우리는 콜센터 여성 노동자의 경험이 알려지면서 감정 노동 문제가 산재 틀 안으로 들어온 것을 기억한다. 산재 관련 통계는 지금도 여성을 제외한 반쪽짜리 통계가 아닌가 싶다. 이나래 외 5명 지음/빨간소금/340쪽/1만 9000원.




■호박 눈의 산토끼

한때 유럽에서 최고의 부와 명성을 누렸던 유대인 은행가 가문 에프루시의 잃어버린 역사 150년을 찾아가는 회고록이다. 저자는 친척에게서 유산으로 받은 일본 조각품 네쓰케에 호기심을 품고, 그 사연을 추적한다. 이야기는 1870년대 파리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두 번의 세계 대전이라는 격동기를 겪고, 전후 도쿄를 지나 2000년대 런던에서 끝을 맺는다. 에드먼드 드 발 지음/이승주 옮김/아르테카/483쪽/2만 2000원.



■이탈리아 디자인 여행, 그 발견의 기쁨

디자이너의 눈으로 이탈리아를 관찰하고 해석한 여행 디자인 책이다. 하필 이탈리아인 이유를 물었더니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디자인적 직관을 주는 ‘예술의 스승’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평범한 노란 패딩도 몽클레어 매장의 비너스상이 들고 있으니 탐이 난다. 디자인은 여행 속에서 발견되고 성장한다. 김거수 지음/드마북스/224쪽/2만 2000원.


■사람의 길

한국 문학의 거목이 된 작가 한승원이 자신의 문학 인생에서 깨달은 이해의 총체를 한 편의 소설에 녹여 내었다. 이 책을 펼치면 낯설고 새로운 형식과 내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짧은 일화와 동화가 병렬되는가 하면 시와 아포리즘이 끼어들고, 심지어 화자의 존재마저도 종잡을 수 없다. 저자는 자신의 분신들을 소설 속에서 만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승원 지음/문학동네/332쪽/1만 7000원.




■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국가 권력 이야기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건축주는 국가다. 그래서 건축가는 국가 권력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지도 모른다.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한국 등 주요 도시의 건축과 국가 권력의 관계에 대해 청소년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 준다. 파리를 리모델링한 이유와 아파트의 기원까지 알 수 있다. 서윤영 지음/철수와영희/216쪽/1만 5000원.




■달팽이

일본계 미국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삶과 예술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그림책이다. 그가 남긴 조각 작품 미끄럼틀을 아이들이 매일 즐겁게 이용할 정도로 실용성을 중요시했다.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노구치를 그렸다. 그는 실제로 자신을 달팽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에밀리 휴즈 지음/윤지원 옮김/지양어린이/80쪽/1만 75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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