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구축함에 미사일 쏜 후티 반군, 전투기로 격추한 미군
‘중동 화약고’ 홍해서 또 충돌
홍해서 후티 미사일 격추하는 영국 구축함.
미군은 14일(현지시간) 홍해에서 자국 구축함을 향해 날아오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홍해 일대 긴장감이 나날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날 오후 4시 45분께 홍해 남부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 구축함 라분호를 향해 후티 반군의 대함 순항 미사일 한 발이 발사됐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예멘 서부 호데이다 해안 부근에서 미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다고 중부사령부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보고된 피해나 부상자는 없다고 부연했다.
AFP에 따르면 미 구축함을 상대로 공격이 시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후티 반군은 홍해 교역로에서 이스라엘과 연관이 있는 선박에 대해 지난 수주 간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시도해왔다.
이번 충돌은 앞서 미국과 영국이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해온 후티 반군에 대응해 예멘 내 본거지를 타격하는 등 군사 공격을 본격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14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이 예멘 서부 항구 도시 호데이다를 사흘 연속 공습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후티 언론은 미국과 영국의 공습이 반군이 장악한 호데이다를 타격했다고 전했으나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계자는 “오늘 미국이나 연합군의 공습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은 이란이 주도하는 반미 세력인 ‘저항의 축’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고 홍해에서 활동을 늘려왔다. 특히 민간 상선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공격도 서슴지 않으면서 국제적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란은 미국의 대응 공격에 반인권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예멘 국민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호전적이고 반인권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