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고농도 산소로 화상 치료, 후유증 줄이고 사망률 낮춰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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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병원

하나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8인용 고압산소치료기를 모니터링하는 의료진. 하나병원 제공 하나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8인용 고압산소치료기를 모니터링하는 의료진. 하나병원 제공

고압산소치료(HBOT)는 대기압보다 높은 기압을 만든 상태에서 100% 농도의 산소를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2기압 이상 압력을 가한 챔버(고압산소치료기) 안에서 개인 마스크로 고농도의 산소를 흡입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보통 대기압에서 호흡할 때보다 혈액 내 혈장 산소의 농도가 약 10배 이상 증가한다. 이를 이용해 다양한 질환과 상처를 빠르게 치유할 수 있다.

체내에 풍부한 산소 환경이 조성되면 세포 기능이 활성화돼 혈관이 잘 생성되고 콜라겐 합성도 촉진돼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염증 반응을 하는 사이토카인이 분비돼 부종이 감소하고 통증도 줄어든다. 항균 면역 작용을 하는 백혈구 기능도 증강된다. 이는 파상균처럼 산소가 없는 곳에서 생육하는 혐기성 균에 감염된 상처에 식균 작용을 활발하게 만든다. 같은 원리로 만성골수염이나 연부 조직 괴사 등도 좋아진다.

고압산소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보험급여 질환은 둘로 나뉜다. 응급질환으로 일산화탄소중독, 잠수병, 가스 색전증 등이 있고, 비응급질환으로는 화상, 버거씨병, 식피술 및 피판술, 방사선 치료 후 조직괴사 등이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특히 화상 치료에 효과적이다. 화상을 입을 때 피부에 생기는 정체대(24~48시간 내 특별한 처치가 없으면 세포 괴사가 진행되는 지역)를 조절해 표피 아래 진피의 허혈을 막고 부종을 줄여 상처가 깊게 전환되는 것을 예방해 준다. 또 상처 조직에서 세포의 대사를 보존해 상피화 과정을 촉진시켜 흉터를 안 생기게 하거나 작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을 덜 하면서 재원 기간과 치료 비용을 줄여준다.

하나병원 정철수 병원장은 “고압산소치료가 중화상에서 일어나는 과대사 반응과 화상 조직의 염증 매개 물질, 부종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보고들도 있다”면서 “치료 기간과 후유증을 줄이고 사망률까지 낮출 수 있는 획기적인 화상 치료법으로 향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고압산소치료 챔버는 1인용과 다인용이 있다. 다인용은 약 10분간 서서히 챔버 내 압력을 올려 2기압이 되면 개인 마스크를 사용해 일정 시간 동안 100% 산소를 흡입한다. 다시 약 10분간 원래 기압으로 감압을 하면 1회 치료가 끝난다. 1일 2회도 가능하다. 가압을 할 때는 코를 막고 숨을 내쉬어 귀와 챔버의 압력을 맞추는 발살바 방법을 사용한다.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시는 방법으로도 맞출 수 있다.

고압산소치료가 금지되는 환자도 있다. 기흉, 중이염, 고막 수술 전력이 있거나 최근 심한 감기나 부비동염을 앓은 경우, 급성경련, 간질, 녹내장, 폐쇄공포증 환자 등이다. 정철수 병원장은 “고압산소치료에서 환자는 잘 훈련되고, 모니터링을 잘 하는 인력이 있는 곳을 선택하고 의료진은 환자 병력을 자세히 청취해 치료에 적절한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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