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청 설날 전국 최대 드론공연 예고...시민 반응은 “글쎄”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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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장애 대책 적용한 첫 대규모 드론공연
공연 취소 경험한 시민 반응은 ‘미적지근’

사진은 2021년 설 명절 때 수영구청이 펼친 드론공연 모습. 부산일보 DB 사진은 2021년 설 명절 때 수영구청이 펼친 드론공연 모습. 부산일보 DB

부산 수영구청이 오는 설날 당일(2월 10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전국 최대 규모 드론공연을 연다. 새해를 맞아 준비한 드론공연이 통신장애로 연기된 적 있지만,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대규모 공연을 예고한 것이다. 수영구청은 시민 10만 명이 찾아오는 상황까지 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1일 새해 공연 취소를 경험한 시민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부산 수영구청은 설날 당일인 다음 달 10일 오후 7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2024 설 연휴 드론공연’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수영구청에 따르면 설 드론공연은 널뛰기와 전통무늬, 청룡 등 5가지 주제로 약 1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는 전국 최대 규모인 드론 2000대가 투입된다.

수영구청은 지난해 설 연휴에도 드론 1500대를 동원한 공연을 펼쳤다. 당시 시민 3만 5000명이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아 설 연휴 분위기를 한껏 즐겼다.

올해 설 공연은 통신장애 대책이 적용된 시험 무대다. 최근 수영구청은 통신장애 대책으로 공공와이파이(무선인터넷)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설날과 추석, 새해 등 대규모 인파가 예측되는 드론공연을 앞두고 광안리해수욕장 공공와이파이 중계기를 일시 정지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1일 오전 0시께 새해 드론공연이 통신장애로 돌연 취소된 것에 따른 후속 조처다.

수영구청은 광안리해수욕장에 공공와이파이 중계기가 358대가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공연 전후 4시간 동안 공공와이파이를 차단해 통신장애 가능성을 없앤다는 게 구청 계획이다.

하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순간에 드론공연이 취소된 것을 지켜본 시민들은 이미 신뢰가 깨졌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자와 새해 드론공연에 갔었던 정화선(해운대구·43) 씨는 “정시에 공연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번번이 어겼는데 이번에도 믿음이 크지 않다”며 “기다림 끝에 봤던 콘텐츠도 너무 짧아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모(수영구·59) 씨는 “새해 때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수영구를 욕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낯부끄러웠다”며 “그 이후로는 매주 열리는 드론공연도 보러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영구청 측은 새해 공연 때처럼 대규모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에 몰려도 공연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새해 공연 때만큼 시민이 방문해도 문제가 없도록 충분한 조치를 다 하겠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느꼈을 통행로 확보, 안전에 대해서도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빈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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