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대어 낚은 포스코이앤씨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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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3000억 사업 촉진2-1구역
‘오티에르’ 브랜드로 시공사 선정
삼성물산과 수주전 과정 잡음도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제공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제공

사업비만 1조 3000억 원에 달해 부산의 ‘대어’로 손꼽히는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이하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포스코이앤씨가 선정됐다.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수주전에서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7일 오후 열린 촉진2-1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의 득표로 삼성물산을 꺾고 시공사에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297명 가운데 포스코이앤씨 171표(58%), 삼성물산 124표(41%), 기권·무효 2표(1%)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지역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촉진2-1구역에 적용한다. 평당 891만 원의 공사비로 입찰해 조합의 사업경비를 전액 무이자로 대여하겠다고 조합에 제안했다. 또 사업촉진비 1240억 원을 세대당 4억 원씩 지원하는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수주전을 펼쳤던 삼성물산은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을 제안했다. 글로벌 건축설계사인 모포시스 등 유명 설계사와 협업해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된 외관 설계를 적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시공능력순위 1위인 삼성물산이 지난해 7위를 차지한 포스코이앤씨에게 밀렸다는 사실은 삼성물산 입장에서 뼈아프다. 포스코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웠다고는 하지만,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갖는 입지는 그간 공고했기 때문이다.

두 건설사의 수주전은 처음부터 혼탁 양상을 보이며 치열했다. 시공사 입찰 직후 한 시공사가 입찰 과정에서 전자조달시스템에 서류를 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다른 시공사에 대해서는 홍보 직원이 조합원 측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해당 건설사는 “말도 안 된다”며 선을 그었지만,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촉진2-1구역 정상성 조합장은 “2개월 내에 포스코이앤씨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빠른 시일 내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여러 후유증이 발생했는데,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은 수사기관의 판단에 맡길 것이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조합은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전에서 승리한 건 진정성을 알아봐 준 조합원들 덕분”이라며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 부산 최고의 명품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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