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한 위원장 6일 만에 회동… “민생 문제 논의”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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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2시간 37분간 오찬·차담
윤재옥·이관섭·한오섭 등 배석
당정 갈등 세간 우려 불식 의도
여권 현안에 수뇌부 머리 맞대
주요 정치 이슈도 다뤄졌을 듯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갖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갖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대통령실에서 만났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함께하는 자리였고, ‘민생’ 문제만 논의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관련 이슈도 다뤄졌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내 집무실로 초청, 2시간 37분간 오찬 및 차담을 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개선을 위해 당정이 배가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당정 협력을 강조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전했다. 오찬에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진도 함께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주택 문제와 철도 지하화를 비롯한 교통 문제 등 다양한 민생 현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과 관련, 영세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회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윤 원내대표가 최근 잇따르는 정치인 테러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윤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신속히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만남은 지난 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현장에서 만나 함께 상경한 이후 엿새 만에 이뤄진 것이다.

당시 당정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됐다는 지적과 관련,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다시 만나 긴 시간 대화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날 자리가 마련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오찬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오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민생에 관한 이야기를 잘 나누고 오겠다”고 말했다. 공천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느냐는 질문에는 “공천은 당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결과 브리핑에서 ‘어떤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정치적 이슈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현안이든 수시로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자리를 만들어서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발표 내용과는 별개로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여권 수뇌부가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비롯해 총선 공천, 김경율 비대위원 사천 논란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윤 원내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해서 논의가 이뤄졌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민생 문제만 (논의)했다”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있었던 지난 21일 회동의 당사자(한동훈, 윤재옥, 이관섭)들이 다시 모인 자리였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거나 오해를 푸는 대화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과는 달리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배석자 없이 독대하는 시간도 가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두 사람이 지난 번 당정 갈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원활한 소통을 다지는 계기로 삼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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