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로 돌아온 공명 “연기 열정 커졌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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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전 찍은 작품 제대 후 개봉
보이스피싱 조직원 연기 변신
“데뷔 10년… 일희일비 않겠다”

배우 공명이 영화 ‘시민덕희’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쇼박스 제공 배우 공명이 영화 ‘시민덕희’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쇼박스 제공

배우 공명에게 영화 ‘시민덕희’는 좀 더 특별하다. 군 입대 전 촬영한 작품을 제대 후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어서다. 지금보다 풋풋한 스크린 속 자신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공명은 “군 생활은 나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더 유연해져 돌아왔다”고 말했다.

공명은 이 작품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 ‘재민’을 연기했다. 고액 아르바이트 공고에 지원했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납치돼 범죄에 가담한다. 그러다 덕희에게 보이스피싱 사기를 치지만, 이후 그에게 구조 요청을 보낸다. 공명은 “실제로 나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며 “어떤 평범한 대학생이 그런 곳에 갇혔을 때 제보할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실제로 우유부단한 편이라 흘러가는 대로 지내는 편”이라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협박까지 당하는 상황이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시민덕희’ 스틸 컷. 쇼박스 제공 영화 ‘시민덕희’ 스틸 컷. 쇼박스 제공

전작 ‘극한직업’ ‘킬링로맨스’ 등에서 보여준 말간 이미지는 이 작품에 없다. 대신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된 표정으로 캐릭터 결을 채웠다. 그간 공명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순수하고 어리바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도 이 작품에선 볼 수 없다. 공명은 “그런 이미지를 일부러 깨고 싶진 않다”며 “김한민 감독님이 ‘이미지를 더 깊게 파고 들어가면 더 좋은 걸 보여줄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매 작품 나도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며 “연기는 마라톤인데 자연스럽게 해나가다 보면 다양한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적어도 군 복무 기간인 18개월 동안은 앞으로 안 쉬고 싶어요. 그만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한 마음을 느꼈고, 연기 열정도 커졌어요.”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연기를 시작한 공명은 어느덧 데뷔 10년이 됐다. 그는 “스무 살 때 배우 생활을 시작하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사하게도 크게 사랑받은 작품도 만났고, 끊임없이 연기를 해와서 그 자체로 나한테 잘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이젠 배우로서나 사람으로서나 예전보다 더 깊게 생각하고,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명이 펼쳐낼 앞으로의 10년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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