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뒷문’ 이한도·구상민 “주장·고참으로서 더 책임감…작년 아픔 잊고 올핸 무조건 우승”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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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태국 전훈 현장

이, 수비 기둥으로 2년째 주장
우즈벡 알리쿨로프와 호흡 기대
“좀 더 잘해 비길 경기 이기게끔”

구, 전 경기 풀타임 활약 올해도
매일 수백 번씩 다이빙 ‘맹훈련’
“최고참 역할하며 0점대 방어도”

부산 아이파크 주장 이한도가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 아이파크 주장 이한도가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 아이파크 주전 골키퍼 구상민이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훈련 도중 활짝 웃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 아이파크 주전 골키퍼 구상민이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훈련 도중 활짝 웃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의 수비는 그야말로 ‘철벽’이었다. K리그2(승강플레이오프 제외)에서 경기당 0.8골(36경기 29골)만 허용하며, 최소 실점 2위를 기록했다. 2022시즌 경기당 1.3골(40경기 52골)로 11개 팀 중 7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울 만한 변화다.

비결을 꼽자면 수비의 두 기둥, 센터백 이한도(30)와 수문장 구상민(33)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4일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두 선수는 “지난해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반드시 리그 우승과 1부 승격을 이뤄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주장 완장을 차게 된 이한도는 “그동안 부주장만 하다가 작년에 처음 주장을 맡았는데, 책임감을 확실히 많이 느꼈다”며 ‘책임감’이란 단어를 가장 먼저 꺼냈다.

시즌 내내 수비진을 훌륭하게 이끌었지만, 주장으로서 막판 ‘아쉬운 마무리’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 이한도는 “제가 좀 더 잘해서 비기는 경기를 이겼으면 어땠을까, 좀 더 리더십이 좋은 주장이었다면 어땠을까, 자책을 많이 했다”며 “특히 마지막 충북청주전에서 허용한 동점골은, 공의 궤적이 슬로모션으로 생각날 정도”라고 회상했다. 부산은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2부리그 우승을 놓쳤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패하며 K리그1 승격에 실패했다.

후회없이 준비하면서 결과 빼곤 모든 걸 수확한 시즌이었기에, 올해는 반드시 ‘결과’까지 얻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생애 첫 ‘베스트11’을 수상한 이한도는 “개인적인 올해 목표는 없고, 무조건 우승을 하고 싶다”며 “우승으로 1부 승격을 하면 개인적인 성과는 뒤따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선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해 전지훈련 강도는 어느 해보다 세지만, 분위기는 좋다. 이한도는 “부상 선수도 많이 없어 작년보다 더 잘 준비되고 있고, 젊은 선수들이 많아 확실히 분위기도 활기차다”며 “훈련을 거듭할수록 팀이 점점 발전하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비의 주축인 어정원·최지묵 등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이한도는 수비 출신 감독·코치진의 지도력을 믿는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알리쿨로프의 합류도 기대되는 대목. 광주FC 시절 우즈벡 수비수 아슐마토프와 호흡을 맞춰 2부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이한도는 “축구 용어는 다 비슷하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소통은 문제 없으리라 본다”며 “K리그가 쉽지 않은 리그지만, 잘 적응하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키퍼 구상민은 지난해 이한도와 함께 팀의 고참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전 경기 풀타임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경기당 0.8골 실점은 수문장으로 특히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구상민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수비수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황병근 선수를 비롯해 저희 팀 골키퍼들은 누가 뛰어도 경기력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하다. 구상민은 “저는 경기장에서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어서, 슛을 잘 막는다기보다는 골대 앞까지 공이 안 오게끔 하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골키퍼들은 공을 차는 능력도 다 뛰어나기 때문에, 못지않게 잘해야 된다”고 다짐했다.

구상민에게도 충북청주전 동점골은 ‘역대급 시련’이었다. 그는 “지금껏 골키퍼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안타깝고 생각하기 싫은 순간이다. 남은 선수 생활 동안에도 그보다 더 큰 시련은 없을 것 같다”고 당시 장면을 떠올렸다. 작년보다 올해 더,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는 이유다.

구상민은 골키퍼이기 때문에 다른 포지션보다 먼저 훈련을 시작하고 늦게 훈련을 끝냈다. 팀 훈련과는 별도로 골키퍼만의 훈련을 위해서다. 구상민은 “골키퍼는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훈련이 많은데, 하루에 수백 번씩 다이빙을 해야 하는 게 제일 힘들다”며 “시즌이 시작하면 훈련할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에, 지금 힘들게 몸을 잘 만들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지를 잘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구상민은 2016년부터 아이파크에서 뛴 원클럽맨이다. 어느새 팀과 후배를 먼저 생각하는 최고참이 됐다. 그는 “개인상은 주시면 감사하지만 팀 성적이 우선이다. 올해는 무조건 1위로 우승을 하고 싶다”며 “쉽지 않겠지만 올해도 0점대 방어를 달성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후아힌(태국)=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올 시즌 ‘주장 2년차’를 맞은 부산 아이파크 수비수 이한도. 부산 아이파크 제공 올 시즌 ‘주장 2년차’를 맞은 부산 아이파크 수비수 이한도.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 아이파크 주장 이한도가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 아이파크 주장 이한도가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지난해 ‘경기당 0.8골 허용’에 이어 올해도 0점대 방어율에 도전하는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 구상민. 부산 아이파크 제공 지난해 ‘경기당 0.8골 허용’에 이어 올해도 0점대 방어율에 도전하는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 구상민.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 아이파크의 수문장 구상민이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팀 훈련에 앞서 골키퍼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부산 아이파크의 수문장 구상민이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팀 훈련에 앞서 골키퍼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 제공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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