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세대가 공존하는 사회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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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하철을 타고 갈 때였다. 지하철에는 빈 좌석이 없었고 서서 가는 승객들도 제법 많았다. 필자도 서서 가고 있는 도중에 몸이 많이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가 탔다. 누군가 자리를 양보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뜻 일어서서 양보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할머니는 일반 승객이 앉아 있는 좌석을 한 번 쳐다보더니 노약자석이 있는 곳으로 갔다.

노약자석에도 이미 다른 어르신들이 자리를 차지해서 빈자리가 없었는데,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 분이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했다. 그 할아버지도 연세가 70대 후반이나 80대쯤으로 보였는데 어르신이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예전에는 버스나 지하철에 노약자석이 따로 있지 않았고 노인들도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간혹 노인들이 탑승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까운 곳에 앉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양보했다. 사회 전체적으로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태가 많이 변해서 예전 같지 않다. 노인들이 타더라도 옛날처럼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굳이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생각도 없는 것 같다.

부산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국내 7대 대도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다 보니 사회 곳곳에서 고령화에 따른 노인 공간 부족과 세대 간 부조화 현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고령화의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면서 세대 간에도 이해의 폭을 넓혀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곽규현·부산 금정구 금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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