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vs 김태석, 사하을 민주 경선 열기 ‘후끈’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강문봉 전 지역위원장 사퇴 발표
"새 인물 필요" 이재성 지지 의사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 완주 의지
친노·친문 설득으로 마음 굳혀
지역 야권 양측 신경전 수면 위
공관위 오늘부터 예비후보 면접

30일 강문봉 전 사하구의원 지지를 업은 민주당 영입인재 2호 이재성(왼쪽) 전 엔씨소프트 전무와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 부산일보DB 30일 강문봉 전 사하구의원 지지를 업은 민주당 영입인재 2호 이재성(왼쪽) 전 엔씨소프트 전무와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 부산일보DB

직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인 강문봉 전 사하구의원이 30일 당 영입인재 2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부산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의 지원을 받는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도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부산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대리전 성격을 보이는 민주당의 사하을 경선 열기가 달아오른다.

강 전 구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2대 국회의원 선거 승리와 민주당 차기 집권에 밀알이 되기 위해 예비후보를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한국 민주주의 공고화와 제도화를 복원하고 실현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아 민주주의를 퇴행시킬 것인지 하는 중차대한 선택의 시간”이라며 “사하을 지역구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저보다 더 뛰어나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로 충원해서 부산을 주도하고 사하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반드시 승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총선 1호 정강·정책 공약에서 부산을 e스포츠의 성지로 만들고, 지역에 치매 예방 거점센터, 인지기능 향상 거점센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사하을은 이런 민주당의 총선 1호 정강·정책을 모두 실현하기에 최적의 지역이기에 이를 강력하게 실천해 나갈 새로운 인물이 후보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3일 민주당 4·10 총선 첫 정강·정책 발표자를 맡은 이 전 전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전무는 민주당 정강·정책 연설 영상을 통해 부산에 ‘e스포츠 레전드 선수 기념관’과 ‘e스포츠 박물관’ 건립하는 것 등의 공약을 발표(부산일보 1월 23일 자 4면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전무는 “사하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변화와 혁신으로 지역과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전 전무는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일찍이 사하을에 출마 도전장을 내민 김 전 청장은 “(강 전 구의원은)지역위원장을 맡았던 분인 만큼 더욱 아쉬운 마음이 있다”면서도 “더욱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하을은 경선보다는 본선이 결국 관건”이라면서 “본선 경쟁력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당과 지역 주민들이 잘 판단해 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부산 야권에서는 영입 인재에 대한 당의 배려가 있을 것이란 관측과 전직 구청장 출신 후보의 높은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특히 그간 친노·친문 뿌리가 워낙 깊어 친명 원외의 부상에도 갈등이 잠잠했던 부산 야권에서 이번 사하을 경쟁을 계기로 양측의 신경전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김 전 청장은 이번 총선 출마 의지가 강하지 않았으나 부산 민주당 내 친노 대표 주자로 꼽히는 인사와 친문 현역 의원의 설득으로 마음을 굳혔다. 하지만 이 전 전무가 당 인재로 영입, 서부산 발전을 외치며 사하을 출마설이 퍼지면서 그의 영입을 주도해온 친명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김 전 청장을 돕는 친노, 친문 측에선 영입인재의 경우 당과 논의를 거쳐 지역구를 조율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갖는다. 부산의 경우 내달 5일 진행된다. 이를 통해 단수 공천 여부와 1차 경선 배수 확정 등의 결과는 설 연휴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