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안 돼” HMM노조, 한동훈에 SOS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HMM 노사 1차 조정회의 결렬
채권단, 하림과 매각 협상 코앞
노조, 한 위원장에 친필서 전달

1만 3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드림호. 부산일보DB 1만 3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드림호. 부산일보DB

사측에 단체협약 결렬을 통보한 HMM 노조가 사측과의 1차 조정회의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상 첫 파업에 한 발짝 더 다가간 셈이다. 더불어 노조는 HMM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전달했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해원노조)은 지난달 30일 오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1차 조정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31일 밝혔다. 노조는 2주 전인 지난달 16일 사측에 단체협약 결렬을 통보한 뒤 쟁의권 확보에 나선 상태다.

HMM 노사는 2차 조정회의를 오는 7일로 연기했다. 중노위 조정이 또다시 결렬되면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노조는 HMM 채권단의 매각 결정을 지켜본 뒤, 2차 조정회의에서 사측과 합의 여부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2차 조정회의 전날인 오는 6일은 HMM 채권단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이 정한 본계약 협상 기한의 마지막 날이다. 당초 양측은 지난달 23일까지 1차 협상을 마치기로 했지만 기한을 2주 연장했다. 하림 측이 요청한 ‘주주 간 계약 유효기간 5년 제한’ 등에 대해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원노조 전정근 위원장은 “이달 6일 HMM 매각이 어떻게 되는 지에 따라 파업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당일 노조는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한 위원장 접견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자리에 없어 만남이 불발되자 자필 서한을 국민의힘 측에 전달했다.

노조는 서한에서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막아달라. 하림그룹의 무리한 HMM 인수는 일반 주주와 국민연금 등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은 물론 해운산업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무너져 가는 해운산업을 살리고자 천문학적 자금을 옛 현대상선(HMM)에 투입해 오늘날 자산 규모 26조 원, 유보금만 10조 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공적 자금 회수에만 몰두해 HMM을 졸속으로 넘기려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