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 거리에 대학병원 있는데도… 부산 심정지 환자 사망, 경찰 수사
병원, 의료진 부족해 진료 거부
영도 소재 병원 옮겼으나 끝내 숨져
“119에 수용 불가 의사 밝혔다” 해명
부산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한 여성이 인근 대학병원에서 응급 조치를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지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부산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4시께 서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수영 강습을 받던 60대 여성 A 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응급처치 후 A 씨를 가장 가까운 B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센터와 B 병원은 1.5㎞ 떨어져 있어 차로 약 4분이 소요된다.
그러나 B 병원에서 응급실 의료진이 부족해 A 씨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구급차는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야 했다. 결국 A 씨는 영도구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A 씨 유족의 수사 요청을 받은 서부경찰서는 병원 측 대응에 문제가 없는지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을 비롯해 119 구급대, 스포츠센터에서도 응급 초동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B 병원 측은 응급상황에 대비할 의료인 력이 부족해 환자 수용이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B 병원 관계자는 “당시 외래진료와 수술 등으로 당직의 1명을 제외하고는 심정지 환자에 대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없었다”며 “이송 당시 119 중앙관제센터의 의뢰가 왔고, 불가피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구급차가 도착했다”고 해명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