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 마스 “부산의 해변은 왜 사유화되나?”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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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자문건축가 위촉 기념
‘부산 건축도시 방안’ 대담 개최
“해안선 연결은 아름다운 계획”



위니 마스 MVRDV 건축그룹 대표가 1일 부산시청에서 ‘What's next Busan?’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하고 있다. 부산국제건축제 제공 위니 마스 MVRDV 건축그룹 대표가 1일 부산시청에서 ‘What's next Busan?’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하고 있다. 부산국제건축제 제공

부산시가 2일 세계적인 건축가 위니 마스 네덜란드 MVRDV 건축그룹 대표를 명예자문건축가로 위촉했다. 위니 마스 대표는 앞으로 1년간 부산의 건축·도시 현안 사업의 발전 방향과 건축 디자인 혁신과 관련해 자문을 하게 된다. 위니 마스 대표는 서울역 고가도로 재생 프로젝트인 ‘서울로 7017’, 광주 구도심에 설치된 예술 작품 ‘광주 폴리-아이 러브 스트리트’ 등 47개국에서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위촉에 앞서 위니 마스 대표는 1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의 젊은 건축가들과 부산 건축도시 혁신 방안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 위니 마스 대표는 먼저 ‘What's next Busan?’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건축은 짧은 순간에 대한 거지만 도시를 만드는 어바니즘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재 도시가 당면한 문제점들로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는 리스트를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행동하고 협업하는 게 중요하다. 이걸 확대하면 국가도 디자인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대담은 성창욱 어디건축사사무소 대표, 유대우 유가건축사사무소 대표, 조호제 라라호호건축사사무소 대표가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여창호 그런지팩토리 대표의 진행으로 진행됐다. 이날 나온 패널들의 주요 질문과 위니 마스의 답변을 요약했다.


위니 마스 MVRDV 건축그룹 대표가 1일 부산시청에서 ‘What's next Busan?’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하고 있다. 부산국제건축제 제공 위니 마스 MVRDV 건축그룹 대표가 1일 부산시청에서 ‘What's next Busan?’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하고 있다. 부산국제건축제 제공

-부산에 와 보니 느낌이나 분위기는 어떤가. 부산의 장점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가지고 세계 무대에 나갈 수 있을까.

“이번에 부산을 네 번째 방문하는데 부산에 올 때마다 새로운 곳을 가게 됐다. 그렇지 않은 도시가 많은데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도시로서 굉장한 장점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은 큰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건축가들은 법규나 경제적인 제약으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당신은 어떻게 실험적인 작품들을 많이 할 수 있었는가.

“중요한 질문이다. 한 번은 굉장히 점잖은 건물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다. 나는 그걸 더 과감하게 확장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점잖고 독특한 프로젝트로 만들어 냈다. 모든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가치를 건물에 표현하고 싶어 한다. 건축주와의 대화를 통해서 프로젝트를 독특하게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역할은 건축가의 이상주의와 건축주의 현실적 요구 사이에서 창의성을 담아 내는 일이다. 내 콘셉트가 여러 곳에서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부산은 도로나 수직 동선에 한계를 가진 경사지 주거 형태가 많다. 어떻게 하면 한국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를 어떻게 잘 다루느냐는 도시 공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너무 기능주의적으로 해결하려면 문제가 생긴다. 한 걸음 한 걸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1000명의 건축가가 1000개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는다면 굉장히 아름다운 장소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찾고 싶은 장소, 사람들이 조망을 보고 싶은 장소가 만들어지게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바다와의 만남이 부산의 정체성인데 부산의 해안가는 민간 자본에 의해 고급 주거단지 등으로 빠르게 사유화되고 있다. 부산의 전체 해안선을 끊기지 않고 걸어서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이 자리에서 제안한다.

“이번에는 제가 거꾸로 묻고 싶다. 왜 이렇게 많은 해변들이 사유화되는지 누가 이유를 얘기해 줄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한 연구와 시각화가 필요해 보인다. 모든 해안선을 연결하자는 제안은 아름다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나는 상해에서 주변 공장들을 피해 가면서 모든 강변도로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사안이니 참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후 변화에 의해 해안선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30년 뒤 우리의 주거에는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사는 네덜란드는 기후 위기가 생존과 직결되는 나라다. 지금 제방으로는 2070년이 되면 전 국토가 물에 잠긴다고 한다. 그래서 네덜란드는 전기차 비중이 매우 높다. 당장 위험이 닥치지 않은 나라도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건축가로서 우리는 기후 위기를 준비하지 않으면 도시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를 시각화시켜서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건축이 친환경적으로 되려면 어떤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지, 도시가 어떤 새로운 교통수단을 통해 생태적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제시하는 것도 우리 책무다.”


위니 마스 MVRDV 건축그룹 대표가 1일 부산시청에서 젊은 건축가들과 부산 건축도시 혁신 방안에 대해 대담을 가지고 있다. 부산국제건축제 제공 위니 마스 MVRDV 건축그룹 대표가 1일 부산시청에서 젊은 건축가들과 부산 건축도시 혁신 방안에 대해 대담을 가지고 있다. 부산국제건축제 제공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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