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무려 1000만 원…자체 출산장려금 지급하는 교회 어디?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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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고현교회 2013년부터 시행
첫째 100만, 자녀 수에 맞춰 상향
박정곤 담임목사 남다른 출산 장려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으로 주목 받는 거제 고현교회. 교회 제공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으로 주목 받는 거제 고현교회. 교회 제공

경남 거제의 한 교회가 10년 넘게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을 펼쳐 화제다.

고현교회는 2013년부터 신도들을 대상으로 자체 재원을 활용한 ‘출산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시행 첫해 셋째 자녀 출산 시 50만 원, 넷째 이상 100만 원으로 시작해 2022년부터 첫째 50만 원, 둘째 100만 원, 셋째 200만 원, 넷째 300만 원으로 대상과 금액을 모두 확대했다.

이어 지난해 지원금을 두 배로 증액했다. 여섯째부턴 1000만 원을 지급한다. 지원 규모도 꾸준히 늘었다. 2014년 300만 원에서 2018년 1350만 원으로 증액됐고, 지난해 3400만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7남매 다둥이를 둔 박영진 부목사가 최다 수혜자다.

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민간 종교단체가 출산 장려책을 시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박정곤 담임목사의 남다른 출산 장려 의지 덕분이었다. 박 목사는 인구 소멸은 지역사회 국가의 존망이 달린 문제라는 확신이 있다. 때문에 평소 설교를 통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 구절을 상기하며 결혼과 출산의 가치를 강조한다.

특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자녀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주례를 맡으면 자녀를 셋 이상 둘 것을 당부한다. 이런 소신을 제도화한 게 출산축하금이다. 태어난 아이가 처음 교회 출석하면 함께한 모든 교인이 기립해 환영하고 축복한다. 이어 첫 생일에는 금반지를 선물한다. 자녀를 품은 부모에게 행복감을 선사하며 모두가 공유해가는 과정이다.

박정곤 목사는 “출산은 하나님의 큰 축복이지만, 젊은이들이 실행에 옮기기에 만만치 않은 것도 현실”이라며 “턱없이 부족하지만 중요성을 알리고 독려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인구소멸 극복은 특정 집단이 단기간에 실현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젊은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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