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의 ‘아성’, 서병수가 뚫을까…‘빅 매치’ 성사된 북강서갑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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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공관위, 인물난 북강서갑 출마 요청에 서 의원 “수용할 것”
전재수 버티는 북강서갑 국힘서도 “민주당 현역 지역 중 가장 까다로워”
시장 출신 서병수 ‘인지도 갑’, 4년 전 부산진갑 단시간 징발에도 당선
반면 전 의원 지역 내 피로도, 서 의원 잦은 지역 이동 약점 극복이 과제

왼쪽부터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민주당 전재수 의원 왼쪽부터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민주당 전재수 의원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갑 총선 후보로 부산시장을 지낸 5선의 서병수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근 서 의원의 출마를 공식 요청했고, 서 의원은 7일 기자회견에서 수락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아성’인 이 지역에 마땅한 대항마를 찾지 못했던 여당이 ‘서병수 카드’를 내밀면서 4·10총선에서 북강서갑이 전국적인 ‘빅 매치’ 지역으로 부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힘들 때도 늘 당을 지켜온 서 의원에게 북강서갑에 출마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고, 그 직후 서 의원은 <부산일보>에 “내일(7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출마 요청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강서갑은 공관위가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한 만큼 서 의원이 수락할 경우 본선 진출은 확정적이다.

50대 초반의 당내 차세대 리더로 통하는 전 의원과 부산시장을 지낸 전국구 중진 서 의원의 맞대결은 전국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전 의원은 30대 초반인 2006년 북구청장 선거부터 시작해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 지역에서 5번이나 출마한 터줏대감이다. 철저하게 바닥을 다지는 선거운동으로 18, 19대 패했던 국민의힘 박민식 전 의원을 20, 21대에서 기어이 꺾었다. 부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가장 탈환하기 까다로운 지역’으로 꼽았고, 실제 이번 총선을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들도 당의 차출 요구를 거부할 정도였다. 그러나 3선 가도에 접어들면서 어김 없이 찾아오는 현역에 대한 ‘피로감’, 여기에 21대 들어 중앙 정치에 집중하면서 지역 내 분위기가 다소 이완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전 의원의 극복 과제다.

이에 맞설 서 의원은 여권 내 부산 출마 자원 중 단기간에 전 의원과 대등한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꼽혀왔다. 구청장, 5선 의원에 시장까지 역임해 부산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데다, 특히 인지도에서 타 후보를 월등히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4년 전 총선에서 부산진갑에 급하게 ‘징발’됐음에도 현역인 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을 꺾으면서 경쟁력을 증명한 바 있다. 여기에 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두 번이나 흔쾌히 응했다는 점도 당 내부 동력을 모을 수 있는 긍정적 요소로 여겨진다. 반대로 잦은 지역구 이동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발, 후보 기근 속에서 막판에 떠밀리듯 출마했다는 모양새를 지역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전 의원은 이날 서 의원의 출마에 대해 “시장 시절 서부산청사, 서부산의료원 배치에서 북구를 철저하게 소외시키지 않았느냐”면서 “이번 선거가 북구의 변화를 만드는 ‘우리 일군’이 필요하다’는 지역 민심과 국회 의원 한번 더 하겠다는 서 의원과의 대결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서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면서 나라와 당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고 했다”면서 “힘겨운 도전이 되겠지만, 용감하게 나서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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