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등교사 학교 잘못 배정 시교육청, 100여 명 무더기 정정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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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전산 시스템에 오류 발생
노조 “인사 순위 투명하게 공개해야”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이 초등학교 교사 전보 인사를 진행하며 100여 명의 교사의 전보 학교를 잘못 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자체 전산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교사 인사를 정정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교사들은 처음 빚어진 인사 오류 사태에 대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교육청은 지난 2일 부산 초등 교원 2068명에 대한 정기 전보 인사를 실시했다. 전보 인사 명단에는 △초등 수석 교사 12명 △초등 교사 2022명 △특수학교 교사 34명이 포함됐다. 시교육청은 교사 개인에게 2일 오후 2시 전보 내용을 통보했다. 전보 명단에 포함된 교사들은 2일 또는 5일 새로 발령 받은 학교에서 새로운 업무 분장을 진행하는 등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나흘 뒤인 6일 오전 교사들에게 ‘전산 오류로 인해 발령 학교를 변경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이로 인해 2068명의 교사 중 100여 명이 기존 발령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전보가 났다. 해당 교사들은 다시 전달받은 학교에서 업무를 분장하는 등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다. 한 교사는 "이미 배정 받은 학교에서 업무 분장을 마친 상태인데 다시 학교를 옮기려니 황당하다"고 밝혔다.

100명이 넘는 교사들의 전보 학교가 잘못 전달 되는 일은 보기 드문 사태다. 시교육청은 “전보 정보 입력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100여 명의 교사의 전보 학교가 잘못 정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은 초등 교원의 인사 정보를 입력하는 자체 개발 인사 정보 입력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초등 교원의 △근무 학교 급지 △학교 내 보직 교사 경험 △자녀 수 등에 전보 점수와 순위를 매겨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에 입력하고 교원의 희망 배정 학교를 정한다.

시교육청 교원인사과 관계자는 “나이스 시스템이 3세대에서 4세대로 바뀌는 과정에서 교원의 전보 점수를 제대로 입력할 수 없어 자체적으로 입력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입력 시스템을 통해 전보 점수 등 인사 정보를 읽는 중 일부 오류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해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시내 각 초등 교감을 소집해 상황을 설명하고 전보 대상 교사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거쳐 시스템 오류 검증을 마쳤다. 교원인사과 관계자는 “초등 전보 인사와 관련해 혼란을 빚은 것에 대해 해당 교사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초등 교사들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반발했다. 100명이 넘는 교원 인사가 잘못 발표되는 일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산교사노조 측은 “100명이 넘는 교원의 전보 인사가 잘못되는 경우는 보기 드문 상황”이라고 항의했다. 부산교사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부산시교육청은 문제 원인을 확인하고, 인사 순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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