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하동 칠불사 ‘아자방’, 일반에 첫 공개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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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시적 공개
전통 온돌문화·선방 가치 확인 기회

하동 칠불사 경내 아자방 모습. 김현우 기자 하동 칠불사 경내 아자방 모습. 김현우 기자

국가민속문화재이자 전설의 구들로 알려진 하동군 칠불사 아자방(亞字房)이 7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우리 전통 온돌문화와 선종사찰의 선방의 가치를 알리고 이해 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칠불사와 하동군에 따르면 최근 아자방 복원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7일부터 아자방 내부를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부처님 오신 날인 5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칠불사 종무소로 전화 예약해 내부 관람과 온돌 체험을 할 수 있다.

칠불사는 이 기간 이후에는 사찰 아래쪽에 있는 ‘아자방 체험관’에서 일반인들이 아자방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개기간 동안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3시 등 총 3회에 걸쳐 30명 한정으로 방문 가능하다. 체험료는 무료다.

아자방은 신라 효공왕(897~912년) 때 ‘구들 도사’라 불리던 담공선사(曇空禪師)가 이중 온돌 구조로 처음 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자방 온돌은 지은 지 1000년이 넘은 전통 난방시설로, 한 번 불을 지피면 온기가 100일 동안 유지돼 ‘전설의 구들’로도 불린다.

한자 ‘아(亞)’ 자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이름 붙여진 아자방은 앞서 서산대사 등 고승들이 수행처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려들이 벽을 보고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귀퉁이 4곳을 바닥 면보다 높게 만들었으며, 중앙의 낮은 곳은 불경을 읽거나 승려들이 오가는 통로로 활용됐다.

칠불사 아자방 내부 모습. 한자 ‘아(亞)’ 자 형태로 된 방으로 승려들이 참선을 하는 공간으로 쓰였으며, 벽을 보고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귀퉁이 4곳을 바닥 면보다 높게 만들었다. 김현우 기자 칠불사 아자방 내부 모습. 한자 ‘아(亞)’ 자 형태로 된 방으로 승려들이 참선을 하는 공간으로 쓰였으며, 벽을 보고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귀퉁이 4곳을 바닥 면보다 높게 만들었다. 김현우 기자

아자방은 앞서 6.25전쟁 때 소실됐다가 전쟁 후 통광스님이 복원했다. 이후 현 주지인 도응스님이 지난 2015년부터 아자방을 해체하고, 문화재 발굴조사를 거쳐 지난해 말 복원작업을 완료했다. 특히 발굴조사 과정에서는 와편과 기단석 등 고려시대 유물과 함께 각종 지리산 유람록 등 여러 기록 자료에 의해 아자방 온돌이 선방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했음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역시 불교사와 건축사 등에서 아자방이 가진 학술적 의미가 크고 현존 사례로서 희소성도 높다고 판단해 지난달 22일 국가지정문화재인 국가민속문화재로 승격 지정했다.

도응스님은 “7일부터 아자방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아자방을 내부에서 볼 수 있고 잠시 체험도 할 수 있다”며 “칠불의 기운을 모두와 함께 나누기 위해 일시적으로 개방한다”고 말했다.

한편 칠불사는 1세기쯤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외삼촌인 인도 승려 장유보옥선사를 따라 칠불사에 와서 수도한 지 2년 만에 모두 성불해 칠불사라 이름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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