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전훈의 깨달음으로 명문 스포츠클럽 만들 것"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변종준 부산진구스포츠클럽 회장

모동중 선수들과 상하이 전훈
수영강국 선진 훈련시스템 경험
상하이-부산 전훈 정례화 협약도
"공공 마인드로 학생 선수 지원"

(사)부산진구스포츠클럽 변종준 회장이 그동안 클럽 소속 선수들이 따낸 트로피와 상장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부산진구스포츠클럽 변종준 회장이 그동안 클럽 소속 선수들이 따낸 트로피와 상장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 모동중·부산진구스포츠클럽 선수들과 중국 상하이 오송중 선수들이 함께한 기념사진. 부산 모동중·부산진구스포츠클럽 선수들과 중국 상하이 오송중 선수들이 함께한 기념사진.

“중국의 잘 갖춰진 체육 시스템에 충격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얼마 전 수영부 학생들과 중국 전지훈련을 다녀온 (사)부산진구스포츠클럽 변종준(60) 회장의 표정에서 현지의 감동이 묻어났다.

변 회장은 지난달 중순께 모동중학교와 함께 상하이 오송중학교에서 5박 6일간 수영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국내 학생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을, 그것도 세계적인 수영 강국 중국에서 실시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번 전지훈련은 모동중 손영욱 교장이 과거 펜싱 선수들을 길러내며 중국과 맺은 인연 덕분에 성사됐다.

변 회장은 “손 교장의 제안을 받고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는데, 현지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며 “아이들에게도 큰 기회였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이번 전훈에 참가한 수영부 학생들은 모동중 1학년 박도훈·김태인·김준서(14) 군과 부산진구스포츠클럽 소속 최원정(12·성동초등 5학년) 양, 신서준(10·연지초등 3학년) 군 등 5명. 변 회장과 손 교장, 그리고 스포츠클럽 수영부 이성철 감독과 김현일 코치, 김준환 부산진구국민체육센터장 등도 동행했다. 학생들은 오송중학교와 인근 수영학교에서 꼬박 나흘 동안 중국 학생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선진 시스템을 경험했다.

변 회장은 “올해로 개교 100주년이 된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였는데, 오송중 코치진이 늘 함께하며 우리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며 “훈련 방식뿐만 아니라 체육을 엄청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의 교육제도가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은 훈련 틈틈이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와 상하이시청 체육국 내 올림픽체육박물관도 방문했다. 실력에 앞서 사람됨을 중시하는 변 회장의 평소 철학 때문이다. 변 회장은 “언젠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선수들이 될 아이들이기에 교육적인 차원까지 생각했다”며 “88서울올림픽 관련 전시물도 둘러보며 큰 꿈을 하나씩 심어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번 전훈은 시작에 불과하다. 부산진구스포츠클럽과 모동중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학생들이 상하이와 부산을 번갈아 오가는 전지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16일 오송중학교와 정식으로 3자 협약(MOU)을 맺었다. 비행편을 제외한 현지 체류와 훈련의 전 과정을 초청 도시에서 부담하는 조건이다. 변 회장은 “덕분에 앞으로 경비 마련 등 엄청 큰 고민이 생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전훈에 앞서 부산진구스포츠클럽은 모동중과 수영 영재 육성을 위해 손을 맞잡아 눈길을 끌었다. 모동중이 수영부를 정식 창단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클럽 소속 중학생 3명이 전학을 마쳤고, 올봄에는 클럽 출신 초등학교 졸업생 3명이 모동중으로 진학할 예정이다. 스포츠클럽 수영부 코치진이 모동중 수영부 지도를 병행하며, 학교체육과 협업하는 모델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부산진구스포츠클럽은 2017년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시작해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스포츠클럽이 됐다. 지난해 가을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사회서비스제공형) 인증도 받았다. 이에 걸맞게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동의대와 연계해 자존감·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명상 교육을 진행 중이고, 수영 호흡 등에 도움이 되도록 구강외과 검진을 실시하기도 했다. 변 회장은 “운영진 모두가 공공 마인드를 갖추고, 다방면으로 학생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문체부 지정스포츠클럽 100여 개 중 부산은 5개. 이 중 대표격인 부산진구스포츠클럽은 지역을 넘어 전국구를 내다본다. 변 회장은 “주변에선 편하게 하라는데,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사명감이란 게 생기지 않냐”고 반문하며 “스스로 명문이란 마음가짐을 갖고 수백 년 역사의 해외 클럽처럼 명문 스포츠클럽을 목표로 걸어가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글·사진=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