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달인이냐, 이장 신화 주인공이냐… 전직 도지사 ‘PK 양산을 결투’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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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회복 기회 노리는 김태호
험지 출마 당선 김두관 3선 고비

4·10 총선 경남 양산을 지역구는 여야 전직 도지사 간 맞대결 구도로 짜여졌다. 국민의힘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이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수락, 양산을 출마를 공언했다. 이 지역 현역은 재선의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다. '선거의 달인' 김태호 의원의 낙동강벨트 지역구 탈환, '이장 신화'의 주인공 김두관 의원의 수성 여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린다.

김태호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양산을 출마 요청을 공식 수락했다. 양산을은 당내 경남권 험지로 꼽히는 낙동강벨트 지역구다. 김 의원은 "낙동강 최전선 양산에 온 몸을 던져 민주당 낙동강 로드를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이날 양산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직 도지사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김태호 의원은 32대 33대 경남도지사를, 김두관 의원은 34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정치 생명을 건 전직 도지사 간 '빅매치'를 앞두고 양산을 지역구는 단숨에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선거 결과에 따라 승자는 PK 지역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우선 김태호 의원은 선거에서 '8전 7승'을 기록한 선거의 달인으로 꼽힌다. 41세 '역대 최연소 도지사' 타이틀을 따내는 등 지역 내 경쟁력과 인지도가 높다. 이에 당이 그에게 거는 낙동강벨트 지역구 탈환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 김 의원은 호감형 외모에 특유의 친화력을 기반으로 바닥 민심을 두텁게 다지는 편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나와 무소속으로 당선된 점은 이를 방증한다. 다만 김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같은 상황 속 그가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전격 수용하고 양산을 총선에 뛰어든 만큼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정치적 체급이 급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경남 남해군 마을 이장에서 시작해 국회까지 입성한 '이장 신화' 주인공이다. 그는 1988년 남해 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38~39대 경남 남해 군수를 지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에 이어 경남도지사를 거쳐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경기 김포갑에서 초선을,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고 양산을로 출마해 재선 고지에 올랐다. 대선에도 두 차례 도전한 김 의원은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민주당 좌장으로 꼽힌다.

두 의원은 '선의 경쟁'을 강조하지만, 벌써부터 신경전이 감지된다. 김두관 의원은 김태호 의원의 양산을 출마에 "'불감청 고소원'(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바)"이라는 입장을 냈고, 김태호 의원은 김두관 의원을 향해 "내가 나이로는 후배지만 도지사로는 선배"라며 "선배한테 예의를 갖추지 않겠나. 멋지게 해보자"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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