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만화에 빠진 동남아… 태국서 이용 비율 50% 육박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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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이용·유료 결제율도 높아
K웹툰 드라마화도 앞두고 있어

한국 만화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국 만화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국 만화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올해부터 만화·웹툰 산업을 미래 콘텐츠 핵심 동력으로 보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 해외 시장 확장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K-콘텐츠 해외 진출 현황조사’ 보고서를 보면 동남아시아 국가인 태국의 전체 만화 이용량 가운데 한국 만화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47.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미국·프랑스·중국·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러시아·아랍에미리트 등 9개국에서 최근 3년 내 한국 만화 콘텐츠를 접해봤거나 인지하고 있는 독자 151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 만화 이용률뿐 아니라 정기 이용·유료 결제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만화 콘텐츠 이용 행태를 묻는 조사에서 태국 응답자의 82.9%가 한국 만화를 정기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응답자는 85.4%가 정기 이용 중이라고 답했다.

한국 만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지갑을 여는 비율도 높았다. 인도네시아 독자 가운데 67.5%가 한국 만화 이용을 위해 지출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각 60.1%, 58.3%가 돈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전체 평균은 50.7%였다.

하지만 전통적인 만화 강국으로 꼽히는 국가에선 한국 만화 이용률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마블·DC 등 코믹스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이용률이 35.6%에 그쳤다. 프랑스에서는 23.7%, 일본은 19.5%를 보였다. 9개국 전체 평균은 35.5%다.

국내 웹툰 플랫폼들은 수년째 동남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은 특히 태국을 동남아시아 콘텐츠 시장의 거점으로 보고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11월부터 태국어 서비스 라인웹툰을 운영해왔다. 모바일 앱 마켓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라인웹툰은 올 1월 기준 태국 내 웹툰 플랫폼 가운데 매출과 월간 활성 이용자(MAU)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태국 시장에 발을 들인 카카오웹툰은 지난해 태국 K박람회에 부스를 차려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 웹툰은 태국 현지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네이버웹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카카오페이지 웹툰 ‘호형호제’ 등이 태국에서 드라마화를 앞두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만화·웹툰을 K콘텐츠의 차세대 주자로 지목하고 집중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기조로 K만화·웹툰 플랫폼의 국제 시장 확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기업·작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2019년 이후 5년째 200억 원 대인 지원 예산은 오는 2027년까지 1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만화·웹툰 산업 규모를 2027년까지 4조 원, 수출 규모 2억 5000만 달러로 키울 방침이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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