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세요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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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컴퍼니 컴퍼니 올해 첫 전시
오랜 인연 맺은 작가 7명 묶어
소중한 사람들 이야기로 꾸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랑, 연결, 그리고 의미 있는 관계가 가장 큰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자리 잡은 어컴퍼니의 2024년 첫 전시인 ‘ACCOMPANY COMPANY(어컴퍼니 컴퍼니)’는 인생에서 만나는 소중한 사람과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어컴퍼니와 대부분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정혜련, 박상용, 방정아, 이선경, 이수경, 전은숙, 조은필 작가가 참여했다. 자신의 소중한 인연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소중하게 잘 챙기면서 지냈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던고 있다.


J·H·R의 ‘US2’(왼쪽)와 박상용 작가의 ‘기시감 시리즈’. 어컴퍼니 제공 J·H·R의 ‘US2’(왼쪽)와 박상용 작가의 ‘기시감 시리즈’. 어컴퍼니 제공

제주에서 활동하는 박상용 작가는 타고 남은 재를 이용해 제작한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적 아픔, 여기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뜻을 담았다. 석판화 느낌의 깊이 있는 작품에 사진이 얼마나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지를 실감한다. 대형 설치 작업을 주로 해 온 정혜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J.H.R이라는 ‘부캐(두 번째 캐릭터)’를 만들어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그의 작품 ‘US 2’는 지역의 좌표를 이미지화했다는데 미디어 아트를 처음 하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장지영 어컴퍼니 대표는 “내공이 있는 작가는 재료를 바꿔도 역시나 좋다. 이번 작품은 큰 전광판에 들어가면 정말 압도적인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수경 작가의 ‘VERT’. 어컴퍼니 제공 이수경 작가의 ‘VERT’. 어컴퍼니 제공

이수경 작가의 추상 작품은 구성과 색감이 독특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인다. 이 작가는 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에 가서 뒤늦게 미술 공부를 시작한 경우였다. 프랑스에서는 미술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만 배우면 되지 굳이 학교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했단다. 그래서 그리고 싶은 대로 계속했더니 다른 작가와 다른 맛이 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선경 작가의 ‘Dark Angel’. 어컴퍼니 제공 이선경 작가의 ‘Dark Angel’. 어컴퍼니 제공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그리는 방정아 작가의 좀처럼 보기 힘든 정물화도 만날 수 있다. 내면 깊은 곳의 트라우마를 스스로 치유하며 자화상에 담고 있는 이선경 작가의 작품도 흥미롭다. 전시장에 놓인 미드 센추리 모던(mid-century modern) 스타일의 가구들은 이제는 볼 수 없는 누군가를 기억하는 그리움의 표시라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는 3월 2일까지 진행한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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